국방부 "남북 군사력 비교, '통상업무'…정상회담과 무관" 해명
軍 관계자 "北 군사력 변화, 수시로 정보 수집 및 평가 진행"
대북 전문가 "남북 화해무드, 군사력 비교는 결국 군축 자료 될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군 당국이 남북 군사력 비교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일상적인 업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진행되는 사안이라 관심이 쏠린다.
지난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9.9절 행사 열병식 [사진=북한중앙TV] |
국방부 관계자는 10일 “북한의 군사력 변화와 관련된 정보 수집과 평가는 정기·주기적, 수시로 분석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도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제 보고한다는 등의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며 “특별한 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지난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수립(9.9절)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 여군이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특별히 오는 18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북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늘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청와대 지시에 따른 자료 준비’라는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며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한 준비 절차도 아니다”고 언급했다.
지난 9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열병식에서 인민군 장갑차 부대 모습 [사진=북한중앙TV]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정기적, 수시로 평가와 분석을 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위(대통령)로 보고되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은 남북 간 군사력을 비교하는 것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군사력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수립(9.9절)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군의 자주포가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 대북 전문가는 "비록 통상적인 조사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남북간 군축 논의가 시작될 시점에서 군사력을 비교한다는 것은 결국 우리 군을 얼마나 감축할 것인지, 북한의 현재 군사력에 비춰 우리가 어느 선까지 군사력을 줄이고 현대화 전력을 유지할 것인지 결정하는 기본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는 "군사력을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적군의 전투력, 군인들의 숫자, 재래식 무기 등을 조사하는 차원이 아니다"면서 "결국 전쟁을 대비한 양국간 전투력과 전시를 대비한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인데, 최근 남북간 화해무드를 감안한 때 결국 남북간 군사력을 줄이고 평화체제로 가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수립(9.9절)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병사 들이 다련장로켓포와 함께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를 통해 남북 정상은 상호 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합의할 예정이다.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남북 군 당국 간의 군사적 신뢰 구축 절차 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수립(9.9절)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군이 행사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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