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국외 콜센터 운영하며 '저금리 대출' 유혹
20대 초반 대부분...탈출한 조직원에게 끓는 물 붓기도
경찰 "수사기관 사칭은 보이스피싱 가능성 높으니 주의"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중국, 태국 등지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68억원대 범죄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등 조직 및 사기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관계자 86명을 검거하고 총책 A씨 등 71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중랑구 묵동에 위치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zunii@newspim.com 2018.05.29 <사진 = 김준희 기자> |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과 태국, 필리핀 등 국외 콜센터를 갖추고 불특정 다수인에게 저금리 대출빙자 전화를 걸어 피해자 312명으로부터 68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 어플리케이션에서 대량의 국내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대량 음성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인터넷 유선전화기 등을 설치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이후 오토콜 서비스로 "고객님은 국민행복기금 발급 대상자이다"라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들이 금융기관 대출금이 있다는 점을 파악한 후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친인척인 것으로 가장해서 예외심사를 받으면 저금리 대출이 나갈 수 있다"면서 "다만 상환능력을 보여줘야 하니까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자마자 즉시 그 대출금을 갚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출을 받아서 불러주는 계좌로 이체하라"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조직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지역 선후배 등에게 접근, 매월 500만원 수입이 보장되고 실적에 따라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유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포섭된 조직원들에게 새벽까지 모의연습을 시켰으며 대본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잠을 자도록 했다. 범행에 가담한 조직원들은 대개 20대 초반이었으며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조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감금·폭행을 일삼았고 심지어 탈출을 하려다 발각된 조직원에게 끓인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무자비한 행태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미검 피의자를 지속 추적·검거하는 한편, 국제공조 등 국외 거점 보이스피싱 범죄단체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예정"이라며 "수사기관 등을 사칭해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물어보거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것을 권유하며 개인정보를 물어보는 경우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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