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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의 비명①] “배곯는 무형문화재..유형문화재에 치여 지원 '감소'”

기사입력 : 2018년10월01일 16:17

최종수정 : 2018년10월01일 16:48

문화재청 매년 예산 늘리면서 무형문화재 지원예산은 '인색'
무형문화재 예산 매년 감소세..문화재청, 유형문화재만 애지중지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일 오후 3시3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편집자] 무형문화재는 민족의 전통과 얼,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다. 유형문화재가 옛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의 집약체라면 무형문화재는 고도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함축된 민족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2018년, 무형문화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를 보존하기 위한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에 대한 예우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전승자들에 대한 ‘처벌’ 중심의 관리체계도 무형문화재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무형문화재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후계자 없이 국가무형문화재를 전승하고 있는 보유자 A씨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12살부터 전통공예에 평생을 바쳤지만 더는 생계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으로부터 매달 170여만원(취약종목 기준)의 전승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승활동에만 사용할 수 있고 생활비로는 사용할 수 없다.

A씨가 보유한 종목은 공예품을 만드는 기능 분야로 강령탈춤, 북청사자놀음과 같은 예능 분야와 달리 공연으로 수익을 얻기도 어렵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근 일본이나 중국으로 공예품을 판매하는 방안까지 찾아봤으나 실패했다. 비인기 종목인 탓에 배우려는 사람도 없어 A씨가 은퇴하면 사실상 해당 종목은 명맥이 끊기는 상황이다.

A씨는 “국가무형문화재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부실하고 빈약한 문화재청의 지원 정책에 질릴대로 질렸다”며 “문화재청에 국가무형문화재 활성화 방안과 전승지원금 현실화 등을 요구해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토로했다.

◆더 조를 허리띠 없는 무형문화재 예산

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2018년 한해 무형문화재에 투입한 예산은 380억원이다. 이는 유형문화재 관련 예산 중 일부인 궁능문화재 관리(750억원), 문화재 안내판 정비 등 문화유산 활용(400억원) 예산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형문화재 전승자 사이에서 “문화재청의 저울추는 언제나 유형문화재에 기울어져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5년 간 문화재청의 전체 예산 및 무형문화재 관련 예산. [그래픽=임성봉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무형문화재 관련 예산액 및 비율’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 전체 예산은 △2014년 6199억원에서 △2016년 7311억원 △2018년 8017억원으로 5년 사이 29.3%(1818억원) 늘었다.

반면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재 예산은 2014년 402억원에서 2018년 383억원으로 오히려 4.7%(19억원) 줄었다.

문화재청 전체 예산에서 무형문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6.5%였으나 2015년 5.3%, 2016년 5.1%로 감소하다가 올해 처음 5% 아래(4.8%)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가무형문화재는 132개 종목에서 138개로 늘어났고 전승자는 5641명에서 6600여명으로 1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국가무형문화재가 추가로 발굴되고 이에 따른 전승자들도 늘어나고 있음에도 관련 예산은 거꾸로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유형문화재만 소중한 우리 유산이냐”

이 같은 문제를 두고 문화계는 무형문화재가 소홀히 관리해도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문화재청의 관심 밖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문화재청이 ‘보신주의’에 빠져 조금만 훼손돼도 금방 티가 나는 유형문화재 관리에만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화재청이 9월11일 발표한 ‘2019년도 문화재청 예산·기금 정부안’을 살펴보면 2019년도 문화재청 예산은 올해보다 8.4%(676억원) 늘어난 8693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번 예산안은 국회 예산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문화재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19년도 문화재청 예산·기금 정부안’ 자료 발췌. [사진=문화재청]

예산안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 △광화문 월대복원 133억원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업 59억원 △‘매장문화재 보존유적의 토지 매입’ 사업에 30억원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과 고구려 고분 공동조사 등 남북 간 문화재교류에 17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2018년과 달라지는 무형문화재 관련 예산은 ‘무형문화재 전승 활성화를 위한 지원 확대’ 명목의 5억5000만원 증액이 전부다. 이는 증액분 676억원의 0.81%에 불과한 수치다. 최종 확정된 예산이 아닌 문화재청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예산안임에도 증액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종목 전수조교 B씨는 “무형문화재 전승자들 사이에서 문화재청을 ‘유형청’이라고 부른다”며 “유·무형문화재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유형문화재 보존에만 힘쓰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손혜원 의원은 “문화재 관련 예산 자체도 선진국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인데 이마저도 유형문화재에만 집중돼 있다 보니 무형문화재를 위한 정책은 늘 뒷전”이라며 “결국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들과 전승자들이 적은 예산을 두고 서로 제로섬 게임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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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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