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획탐사 시리즈

속보

더보기

[위기의 국가무형문화재③]3년전 지적한 감사원...귓등 흘린 문화재청

기사입력 : 2018년09월05일 15:50

최종수정 : 2018년09월05일 18:20

감사원 "문화재청 전승자 제명사태에 별다른 조정 노력 없어"
"사태 해결 의지 있나"..문화재청 '뒷북 행정'

[편집자]대한민국 전통문화의 소산으로 불리는 국가무형문화재가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들이 내부에서 세력다툼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전승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인간문화재를 제명했고, 또 다른 단체는 후학을 양성해야 하는 전수조교를 모조리 내쫓았다. 주요 전승자 없는 보존단체까지 생기면서 국가무형문화재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위기를 맞이한 국가무형문화재의 실태와 원인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감사원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벌여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제명 사태’에 대한 대책마련을 지시했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해당 감사에서 보존회 임원진들이 증빙자료 없이 국가보조금을 쌈짓돈처럼 써 온 구체적인 사실들도 적발됐다. 국가무형문화재 소멸 위기를 사실상 문화재청이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화재청, 전승자 제명 사태에 노력 기울이지 않아”

감사원은 2015년 8월 조사관 10명을 투입해 문화재청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대대로 전승돼야 할 무형문화재가 보유자 등 전승자의 고령화와 전수 인원 부족 등으로 일부 종목은 명맥이 끊길 위기에 있다”며 “무형문화재 보호·육성을 위해 지원되는 예산은 유형문화재 대비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실정이고 한정된 예산으로 지원되는 전승지원금마저도 전승활동에 사용되지 않는 등 전승활동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고 감사 이유를 설명했다.

감사원이 문화재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 [사진=감사원]

감사원의 ‘무형문화재 전승활동 지원 실태 감사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A보존회는 보유자가 없는 상태에서 전수교육조교 4명 중 3명, B보존회는 보유자와 전수교육조교를 제명하는 등 6개 보유단체에서 10명의 보유자 및 전수교육조교가 제명됐다.

감사원은 “보존회로부터 제명된 전승자들이 제명조치가 부당하다는 민원을 청구해도 문화재청은 보유단체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라는 이유로 보유단체 내 갈등에 대한 별다른 조정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보유자 및 전수교육조교가 보유단체로부터 제명되는 등으로 전수교육을 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중요무형문화재의 전승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단체가 여전히 회원 제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어 문화재청이 감사원의 지적마저 무시한 채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의 감사 당시 소속 보존회에서 제명된 전승자는 10명이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18명으로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실시된 지 4년이 지났지만 ‘국가무형문화재 주요 전승자 제명 사태’는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돈과 권력..‘보존회의 민낯’

해당 감사에서 “보존회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보유자들이 추천권을 무기로 보존회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사실도 드러났다.

C보존회는 2000년도부터 전수조교가 없어 전승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보유자(인간문화재)가 전수조교 심사대상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수조교를 선정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다른 5개 단체도 전수조교 심사 자격을 갖춘 전승자들이 있었지만 같은 이유로 길게는 12년 동안 전수조교 심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유자가 추천하지 않아 전수조교 선정심사를 하지 않은 현황 [사진=감사원]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은 “보존회 권력의 정점에 있는 보유자의 눈 밖에 나면 윗단계로 올라갈 수 없다”며 “이를 무기로 휘두르다 보니 회원들이 보유자의 부당한 결정도 모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승활동에 쓰도록 지급한 국가보조금이 보존회 임원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사례들도 적발됐다.

D보존회는 이사장에게 매월 고정급으로 260만원, 명절상여금 명목으로 200만원 등 총 2590만원을 지급했다가 적발됐다. 이 외에도 35개 보존회가 매월 보유자 등 특정인에게 증빙 없이 고정급으로 3억 7087만원을 지급했다.

또 다른 보존회는 9개월간 전승지원금 3630만원의 85% 수준인 3100만 원을 보존회 직원 1명의 인건비로 사용하는 등 16개 보유단체가 전승지원금 집행액의 50% 이상을 보존회 관련 직원 인건비로 집행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회원에게 사고 처리 비용 200만 원을 전승지원금에서 집행하거나 사무국장이 개인이 사용하기 위해 150만 원 상당의 카메라를 전승지원금으로 결제한 경우도 있다. 한 보존회는 전승지원금으로 가족송년모임비용 150만 원을 사용하고 비슷한 금액의 순금 8돈을 구입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전승지원금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례는 총 48개 보유단체, 6억 1398만원 규모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주요 전승자들이 제도권 밖으로 쫓겨나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이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사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보존회가 전승자들을 함부로 제명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6년 3월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국가무형문화재 보존방안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문화재청은 이를 통해 기존 보존회를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문화재청 산하기관으로 편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은 각 보존회에 사단법인 정관준칙 통일(안)을 배포했다. 이 안에는 보존회에서 제명된 전수조교를 복귀시키고 보존회 임원에 3분의1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존회에서 쫓겨난 주요 전승자들이 구제될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이다.

문화재청이 기존 보존회를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배포한 정관준칙 통일(안). [사진=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하지만 이들을 제명한 보존회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전승자들은 현재까지도 보존회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재청이 배포한 정관준칙 통일(안)은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사실상 권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결국 문화재청은 정관준칙은 향후 전승자를 제명할 때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보존회에서 제명된 전승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한 이수자는 “주요 전승자 상당수가 보존회에서 쫓겨나면서 후학이 양성될 수 없는 상황인데 예방책만 내놓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문화재청의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제명된 전승자들을 복귀시키는 일이 전제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존회를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중재를 시도해 일부는 복귀되기도 했다”며 “중재를 거부한 보존회에 제명된 전승자를 복귀시키라고 강제할 방법은 현재로서 없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