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94일 만에 다시 평양 찾아 김정은 면담
北 핵신고, 종전선언, 2차 북미정상회담 협의 매듭
블룸버그통신 "비핵화 협상까지는 아직 갈 길 멀다"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으로 떠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평양으로 향하기 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북한의 비핵화 및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두고 회담을 가졌다. 이어 곧바로 평양으로 향한 폼페이오 장관은 '당일치기' 평양 일정을 마친 후 이날 저녁 7시께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8일에는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국 고위층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미간 합의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평양으로 향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
블룸버그는 짧은 방북 일정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식을 위한 평화조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적다고 전망했다. 북한 측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 프로그램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 걸쳐 협상의 초점을 맞추길 원하고 있으며,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융통성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방북의 목적을 두고 "양측이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아직 확실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장소와 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진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양을 떠날 때까지 (북미정상회담의 일정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다소 부정적인 관측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번에 처음으로 방북한다. 비건 대표는 지난 8월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임명된 이후 방북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충분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방북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반면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은 이번이 네번째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6일 3차 방북 일정을 떠났으나 당시 '빈손 방북' 논란으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이후 북한은 폼페이오의 방북 후 미국에 대해 '갱스터(gangster) 같은 외교'라고 규탄, 한동안 북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한편 이날 방북 일정을 마친 뒤 폼페이오 장관은 곧바로 서울로 향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고위층과의 회담을 가진 뒤 전용기로 한국으로 이동, 이날 저녁 7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고 방북 결과를 설명한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일정도 예정돼 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