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폭등, 유로존 금융시장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
공동통화존 전반에 걸친 유동성 발작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면서 스페인과 그리스의 은행주가 급락한 한편 회사채 발행 연기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탈리아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보이는 유럽연합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이탈리아 사태가 2011년 부채위기 상황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 당분간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각) 장중 이탈리아의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9bp(1bp=0.01%포인트) 치솟으며 3.60%까지 뛰었다. 이는 4년 6개월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2년물 국채 수익률도 1.557%까지 상승하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독일 국채 대비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은 300bp 선으로 재차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권과 EU 사이에 정치적인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국채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자산의 공격적인 ‘팔자’를 부추겼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2019 예산안에 대해 EU 측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정치권 리스크가 자산시장의 직접적인 악재로 부상했다.
라보뱅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채권 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자산에 대한 하락 압박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며 “자산시장 전반에 악순환이 펼쳐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금융시장 혼란이 이미 전염된 모습이다. 그리스 은행주 급락이 이탈리아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아테네 증시에서 그리스 은행 섹터는 5%에 이르는 급락을 연출했다. 재무건전성 우려와 함께 부실 여신을 해소하기 위해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팔자’를 촉발시켰다.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을 필두로 시장 금리가 추가 상승, 유동성 경색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스페인을 포함한 주변국 은행주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채권시장도 파열음을 냈다. 네덜란드 금융회사 밴 란쇼트 켐펜이 유로화 표시 회사채 발행 계획을 보류하기로 한 것.
금융시장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 유로존 기업의 채권 발행이 좌절된 것은 다섯 건으로 늘어났다.
케플러 쇼브록스의 세바스찬 바텔레미 신용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비우량 채권 매입을 꺼리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유로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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