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4시간 부분 파업
올해 임단협 협상 지지부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조선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조직 내부적으론 노조와 임단협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한 한편, 외부적으론 현대중공업과 불합리한 계약 관계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협력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8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전날 노조는 '임금 40% 지급 휴업 신청'에 반발하며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은 7월 24일 21차 교섭을 끝으로 3개월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사측과 노측은 일감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해양사업부 인력 처리 문제와 현대일렉트릭 유급휴직 등의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 측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안은 직원들의 고용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4월 희망퇴직을 통해 620명이 회사를 나가고, 10월엔 총 300명(현대중공업 120명, 현대일렉트릭 180명)이 퇴사했다.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임단협에선 고용 안정을 전제로 모든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사측과 제대로 협의가 안됐다"면서 "해양 플랜트 수주를 받아 1년 후 일감이 생김에도 회사는 직원 구조조정을 이어가며 해양 사업을 하청화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4년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 수주 금액은 4억5000만 달러(약 5130억 원)다. 수주한 프로젝트는 1년여의 설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장이 재가동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해양플랜트를 수주하고, 지난 8월 마지막 물량을 인도한 후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수주 규모는 일반적으로 2조 규모로 5000억원 상당의 수주 금액은 크지 않다"면서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한 건의 수주를 가지고 앞으로 추가 수주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대규모 인력을 끌어안고 가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들이 부당한 하도급 대금과 기술탈취 피해를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현대중공업 위장도급 철폐 대책위원회'는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간 부당한 사례를 취합하고 정부에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4일엔 제윤경, 추혜선, 김종훈 의원실과 현대중공업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조선업황 악화가 3년째 이어지며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이어지자 위기에 몰린 협력업체들이 관행적으로 이어져왔던 '선시공 후계약' 방식과 기술 탈취 등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일 하도급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를 강요한 협의로 현대중공업에 대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24년 동안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였다가 2016년 부도가 난 동영코엘스의 이원태 대표는 "현대중공업의 단가후려치기로 170여명의 동영 근로자들이 실직자가 됐고, 동영에 납품하던 업체들 100여군데가 2차 부도 위기에 몰렸다"면서 "실직한 동영 직원들은 현대중공업이 탓에 재취업에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과거 업황이 좋았을 땐 협력업체에 더 많은 몫을 나눠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해 협력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이 주장하는 기술탈취 등과 같은 문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가 마무리 돼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