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종합]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플라멩고로 그린 한(恨)…"이제는 해야 할 이야기"

기사입력 : 2018년10월23일 18:27

최종수정 : 2018년10월23일 18:27

1930년대 스페인의 가부장적 가정이 그리는 억압과 폭력의 비극
정영주·황석정·이영미·김국희·전성민 등 10명의 여배우 출연
내일부터 11월12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한국에 와서 (정)영주 배우에게 '한'(恨)이란 단어를 배웠다. 한국의 '한'이 이 공연과 잘 맞는 콘셉트라고 생각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에서 열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10.23 kilroy023@newspim.com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24일 아시아 초연을 앞두고, 23일 오후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전막 시연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구스타보 자작 연출은 "주제나 문화가 한국 사회와 잘 맞는다. 한국에 와서 고향을 찾은 듯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Michael John LaChiusa)에 의해 뮤지컬로 재탄생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구스타보 자작은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파리의 연인', '살짜기 옵서예', '시라노' 등을 통해 이미 한국 관객과 만난 바 있다. 더욱이 스페인어권인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작품에 대해 누구보다 탁월한 해설 능력을 보인다.

구스타보 자작 연출은 "한국 배우들의 특별한 점은 '베르나르다 알바'가 가져야 하는 열정들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 열정이 너무 대단해서 한국에서 일하는 게 항상 즐겁다"고 소감을 전하며 "리딩할 때 원작을 같이 읽으며 한국 사회와 맞는 부분을 찾으려 했다. 배우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고 나누면서 한국 감성에 맞게 찾아갔다. 이 작품에는 집안에서 억압된 여성들, 바깥에서 열려있는 남성들 이야기가 담겼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통해 자유를 갈망하는 소리가 현재 전 세계에서 부르짖는 자유를 외치는 소리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에서 열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10.23 kilroy023@newspim.com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의 한마을에 사는 권위적인 가장 베르나르다 알바와 다섯 딸, 집안의 관리인 등 10명의 여성의 이야기가 담긴다. 두 번째 남편의 죽음 후 극도의 절제된 삶을 강요하는 가운데, 첫째 딸 앙구스티아스는 연하의 약혼자 페페와 결혼을 서두른다. 페페에게 호감을 느끼는 자매들 간에 미묘한 긴장감이 생기고 시기하고 대립하며 비극을 맞이한다.

구스타보 자작 연출은 "베르나르다 알바가 왜 이런 여자가 됐나 생각해봐야 한다. 폭력과 억압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 남성이 지배한 사회에서 살아온 여성들에게 대물림되는 이야기"라며 "다른 개성의 캐릭터를 통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딸들은 각기 다른 여성을 표현한다. 특히 로르카가 이 작품을 쓸 때 옆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토대로 썼다. 실제 이야기를 무대에 옮겨놨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베르나르다 알바' 역은 배우 정영주, 그의 어머니 '마리아호세파' 역은 배우 황석정, '폰시아' 역에 이영미, '하녀' 겸 '프루덴시아' 역에 김국희가 캐스팅됐다. 다섯 딸 '앙구스티아스' 역에 정인지, '아델라' 역에 오소연, '막달레나' 역에 백은혜, '마르티리오' 역에 전성민, '아멜리아' 역에 김환희가 출연한다. '어린 하녀' 역은 김히어라가 맡는다.

정영주는 "일부러 들춰내서 보고 싶지 않은, 깊이 숨겨둘수록 누군가에게 지적받지 않을 본능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현대인들은 본능에 충실하지 못하다. 꿈꾸는 건 좋지만 꿈 너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무대에 10명의 여배우가 등장하지만, 인간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친구이자 작가인 박천휘 작가가 번역할 때 '한국에서 할 수 있겠냐?'고 했는데 4년 반이 지난 지금, 당연히 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에서 열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10.23 kilroy023@newspim.com

특히 '베르나르다 알바'는 10명의 여성 배우가 등장한다는 것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영주는 "제법 긴 시간 동안 바라왔던 일이 이제야 시작하나 싶다. 딱히 대단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여배우 10명만 나오는 공연은 처음이라 저희 나름대로 사명감이 있다"며 "남자들의 이야기가 있을 때부터 여자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단지 중요하지 않게, 늘 봤기 때문에 특별하지 않게 지나갔다. 이제 여기에 조금씩 집중하고 여성들도 직접 말하고 용기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젠더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원작자 로르카의 언어가 가진 시적인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번역도 신경 썼다. 박천휘 번역가는 "가사가 굉장히 시적이다. 기존 뮤지컬 가사가 등장인물의 말에 가깝다면 '베르나르다 알바'는 연극적이다. 노래들이 뜬금없이 대담하게 나온다. 90분이란 시간 안에 18곡이 시작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 번역할 때 저를 지운 상태에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한국어를 잘했다면 어떤 단어를 골랐을까 고민했다. 재밌게 작업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과 안무다. 원작자 로르카의 시적 관점과 스페인의 감성을 짙게 표현하기 위해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력이 컸다. 안무의 축을 이루는 플라멩고를 표현하기 위해 10명의 배우는 국내 최고의 플라멩고 아티스트 이혜정과 약 6개월간 사전 연습에 매진하기도 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이미 완벽해서 제가 편곡을 대대적으로 바꾸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다. 곡들이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내면, 상황 자체를 설명하고 있어서 허투루 소비되는 곡이 없다"며 "이야기는 심플하다. 사실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게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곡 자체가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어 공연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장치로 만들어졌다. 물론 아름다운 멜로디도 있지만, 한 곡씩 따로 들어서는 큰 의미가 없다. 어떻게 즐길지는 관객의 몫이나 텍스트에 너무 집중해서 음악이나 다른 오감을 느끼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우란문화재단에서 열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10.23 kilroy023@newspim.com

이혜정 안무감독은 "6개월간 함께 하니 '베르나르다 알바'의 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다시 공부할 수 있었고 스스로 자극도 됐다. 배우들에게는 처절한 도전이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책임 때문에 너무 열심히 해서 발에 실금이 가기도 했다"며 "플라멩고는 모든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어 오히려 더 제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단어나 동작보다 리듬감과 소리, 그것의 강약과 분위기 등으로 감정의 격정을 표현한다. 안무에 각각의 캐릭터가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다의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우란문화재단이 성수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후 공연·전시 사업인 '우란시선'의 첫 번째 기획공연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앞서 티켓 오픈 2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란문화재단의 우란2경은 가변형 시어터으로, 이번 무대를 위해 사다리꼴의 프레임을 설치해 플라멩고의 매력을 더욱 강렬하게 보여준다. 또 3면에 관객석을 배치해 무대를 활용했다.

배우 정영주는 "긴 시간 고민하고 실험적인 안무를 삭제하기도 하고 첨가하기도 하면서 무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3면을 어떻게 다 이용하고 에너지를 분배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라면서도 "어느 공연이나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완벽하진 않지만 가장 높은 완성도를 위해 계속 달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오는 24일부터 11월12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낮 최고기온 33도 무더위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월요일인 9일은 낮 기온이 최고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이 되겠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맑아지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8~21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가 되겠다. 일부 경기내륙과 충청권내륙, 경상권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덥겠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5.06.08 pangbin@newspim.com 이날 오전까지 경기북서내륙과 서해안, 남해안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겠으니 유의해야 한다.  주요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0도 ▲인천 19도 ▲수원 19도 ▲춘천 18도 ▲강릉 20도 ▲청주 21도 ▲대전 20도 ▲전주 21도 ▲광주 20도 ▲대구 20도 ▲부산 20도 ▲울산 18도 ▲제주 19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6도 ▲수원 29도 ▲춘천 30도 ▲강릉 28도 ▲청주 31도 ▲대전 31도 ▲전주 31도 ▲광주 31도 ▲대구 31도 ▲부산 25도 ▲울산 27도 ▲제주 25도이다. 미세먼지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일겠다.  geulmal@newspim.com 2025-06-09 06:30
사진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 오광수 변호사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할 민정수석으로 검찰 특수부 출신의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임명했다. 오 수석은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다.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과 동기다. 26년 동안 검찰에 재직한 특수통으로 꼽힌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오 수석은 부산지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대전·서울·수원지검을 거쳐 1999년 대검 검찰연구관을 역임했다. 2001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해 제19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을 지냈으며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부터는 대구·청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뒤 2015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근무를 끝으로 26년 간의 검찰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부터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검찰 재직 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한보그룹 분식회계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비리사건,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여권 일각에서 당초 오 수석이 검찰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특수부 검사출신인데다 2013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대구고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지검장을 지낸 이력 때문이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치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오 수석의 사법 개혁 의지도 확인했다. 일부 우려하신 분들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60년 전북 남원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 학사 ▲성균관대 대학원 공법 박사 ▲사시 28회 ▲사법연수원 18기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 중수2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opento@newspim.com 2025-06-08 11: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