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명 포함 6명 부상…총격사건 후 용의자 40대 남성 체포
"모든 유대인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총기 난사해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에 위치한 유대교 예배당(시너고그)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경찰 4명을 포함해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28일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사건이 일어난 시너고그 밖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미 조사당국은 용의자에게서 상세한 범죄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트리 오브 라이프' 시너고그에서 유대인을 노린 총격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사건이 일어난 시너고그. [사진=로이터 뉴스핌] |
AP통신에 따르면 총격사건은 27일(현지시각) 오전 10시경 피츠버그 엘러게이니 카운티에 위치한 '트리 오브 라이프'(Tree oif life) 시너고그에서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피츠버그 도심에서 불과 10여분 떨어진 곳이다.
외신들은 총격범이 유대교 안식일인 토요일 오전 9시 45분에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피츠버그 당국자에 따르면 총격사건이 일어날 당시 시너고그에선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되고 있어 수십명의 신도들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용의자인 40대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는 시너고그에 들어가 "모든 유대인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총을 난사했다. 바우어스는 라이플총 외에 권총 3자루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경찰들과 대항하다 총상을 입고 체포됐다.
조사에 나선 연방수사국(FBI) 담당자는 기자회견에서 "용의자의 집을 수색하는 등 범행동기를 조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유대인 혐오범죄라고 보도했다. 미 당국 역시 유대교 예배당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난사했다는 점에서 증오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를 총괄하는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인종에 대한 증오범죄는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며 "엄중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오전 피츠버그 총격사건을 언급하며 "반유대주의에 따른 범행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번 총격은 미국이 사형제도에 대한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대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는 인류의 가장 어두운 역사의 하나이며 반유대주의 폭력은 비난받아야 한다"며 "반유대주의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적 편견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사건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다음달 초 열릴 중간선거에서 총기규제 이슈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해 "이번 사건은 총기규제와 거의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