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또 한 차례 폭락을 연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마찰의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다 아마존을 포함한 IT 대형주의 약세 흐름이 증시 전반에 압박을 가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기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2월 집권 기독민주당(CDU)의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및 차기 총리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가운데 유럽 대륙이 커다란 혼돈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45.39포인트(0.99%) 떨어진 2만4442.9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7.44포인트(0.66%) 내린 2641.2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16.92포인트(1.63%) 급락하며 7050.29에 마감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 생산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미국이 지금까지 관세를 모면한 나머지 중국 수입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가뜩이나 3분기 기업 실적 및 경제성장률 지표를 통해 관세 충격이 가시화된 가운데 무역 마찰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소식은 주식시장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이 자동차 수입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장 초반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지만 효과는 반나절도 지속되지 못했다.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종목조차 주가 하락 압박에 시달리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증시가 이른바 ‘피크 트럼프’를 맞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인세 인하 효과가 시장의 기대보다 제한적인 가운데 무역 마찰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되자 투자자들이 ‘팔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독일에서 전해진 ‘서프라이즈’ 역시 증시에 부정적이었다. 메르켈 총리가 2021년 임기를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발을 뺄 입장을 밝히자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와 난민 사태, 무역 마찰로 홍역을 치르는 유럽 대륙이 커다란 혼돈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번졌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가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주요 외신들은 ‘포스트 메르켈’ 시대가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 불안정과 정책 리스크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레셋 웰스 어드바이저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과 밸류에이션 부담, 여기에 기업 실적 둔화까지 다수의 악재가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IT 대장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마존이 8% 가까이 급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했고,넷플릭스가 6% 선에서 하락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5% 이상 내렸고, 애플과 페이스북이 각각 3% 가까이 떨어졌다.
인텔은 레드햇 인수 계획이 전해지면서 4% 이상 내린 반면 레드햇은 45% 폭등했다.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는 중국의 수입차 관세 인하에 대한 기대에 각각 3% 와 1% 선에서 상승했다.
한편 9월 소비자 지출은 0.4%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냈고, 소득 증가는 0.2%로 13개월래 최저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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