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들로부터 로스까지 정책자들 '협상안 마련 움직임 없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과 무역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상승 탄력을 얻었던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각) 장중 급락으로 반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경제자문관을 포함한 워싱턴 정책자와 월가 투자가들이 무역 협상 돌파구 마련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쏟아낸 데 따른 반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해당 부처들이 대중 무역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상 방안 마련을 추진하지 않는 상황이고, 양국 관계 개선이 단시일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정책자들의 발언이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 차례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해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중국 시장을 공정한 형태로 열 수 있다면 이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아주 훌륭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과 월가는 냉소적인 표정이다.
이날 커들로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무역 협상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로 무역 쟁점을 논의한 트럼프 대통령이 각 부처에 협상 초안을 준비하도록 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와 상반되는 것이다.
워싱턴의 또 다른 정책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 시 주석과 회동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 관세 전면전을 종료시킬 만한 돌파구 마련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백악관이나 경제 부처에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앞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수개월째 중국과 무역 관련 논의가 답보 상태에 빠졌고, G20 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무역전쟁을 종료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천문학적인 분량의 쟁점을 단기간에 풀어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책자들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경이 6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속임수라는 일부 월가 투자자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그는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시행할 것이라고 협박했고, 중국이 대미 무역 흑자를 축소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기 전까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최근 주가 상승에 불을 당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적 계산이 아닌 건설적인 합의 도출에 대한 진정 어린 바람이라고 하더라도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주장이다.
이날 핌코의 지니 프리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양국의 무역 마찰의 골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다”며 “불과 1개월 사이에 몇 차례의 회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콤파스 포인트의 아이삭 볼턴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양국 무역전쟁은 복잡하게 꼬인 사안”이라며 “상황의 반전을 기대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보다 비관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최근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는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3일 연속 랠리했던 주식시장은 이날 장중 방향을 급격하게 틀었다.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 250포인트 급락했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가 각각 1% 내외로 떨어졌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