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기획·관리 잔뼈 굵은 '워커홀릭'
원만하고 유연한 업무스타일 주목
청와대·정부 경제팀 내 불협화음 사라질듯
'부총리 패싱론' 이어질 가능성 우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9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지명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예산통으로 조정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원만한 성격에 유연함을 갖춰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 처럼 '불협화음'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는 행시 29회로 국가 예산 기획 및 관리는 물론이고 정책 조정 등 기재부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박봉흠 전 장관의 비서를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 때는 기재부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청와대 근무경험도 많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과 정책실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합류해 정책 밑그림을 그렸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일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으로 임명돼 박근혜 정부 간판 정책이었던 창조경제 정책에도 관여했다.
홍남기 후보자는 이낙연 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여권에서도 호감을 갖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실하게 일 잘하는 전형적인 관료형으로, ‘로봇’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는 관료 선배로 워커홀릭"이라며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을 지고 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관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부총리로 홍남기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현 정국에서 무난한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있다.
진보 정권과 보수 정권 양쪽에서 중용된 이력을 가진 홍 후보자가 정치색이 없고 원만함과 유연함을 갖춘 경제 관료라는 얘기다.
[서울=뉴스핌]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폭염 대책 관계차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26 deepblue@newspim.com |
이를 뒤집어 보면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가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등 '불협화음 논란'을 일으킬 만한 관료는 아니라는 얘기다. 김동연 부총리가 장하성 정책실장과의 불협화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모습과는 비교되는 점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장을 하면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불협화음을 냈다는 얘기가 없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경제팀 내 불협화음 논란은 수그러들겠지만 우려되는 바도 있다는 게 관가 분위기다. 특히 규제개혁 등 이해 관계자 반발을 조정하며 혁신성장을 뚝심 있게 추진할 수 있겠냐는 것. 또한 김동연 부총리도 내내 떨치지 못한 이른바 '패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동연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도 문재인 정권 창출에 지분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와대 인사들과 정권 창출에 기여한 실세 장관들 사이에서 부총리 후보자가 제 목소리를 얼마나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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