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아마존닷컴의 제2 본사 유치 지역으로 선정된 미국 뉴욕주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와 인근 지역의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이른바 ‘아마존 효과’로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뜰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롱아일랜드시티가 세계 최고 땅값을 자랑하는 맨해튼의 확대 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아마존 제2 본사 유치로 롱아일랜드시티와 북부 버지니아주에서 부동산 붐이 싹트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롱아일랜드 시티를 담당한 B6 부동산자문의 토머스 도너번 은 “모두가 ‘내가 이것에 어떻게 하면 올라탈 수 있을까’를 알고 싶어 한다’면서 롱아일랜드시티의 제2 본사 유치 가능성이 알려졌던 2주 전보다 최근 이메일과 문자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롱아일랜드시티 사무실의 공실률은 18.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포인트 상승했다. 아마존이 들어서는 ‘원코트스퀘어’(One Court Square)의 경우 아마존의 제2 본사 유치 지역 발표 전까지 100만 제곱피트(9만2903.04㎡)의 공실이 예상됐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아마존 효과를 감안해 사무용 건물과 소매점포, 호텔, 아파트의 가치를 이야기하기는 이르지만 이미 효과의 조짐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도너번은 “아마존 효과는 집 코드(우편번호)와 특정 지역의 반경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람들은 ‘아마존이 있고 싶어 하는 퀸즈에 있고 싶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도너번에 따르면 아마존의 공식 발표 일주일 전 한 고객은 아마존이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지역 근처 상업용 빌딩을 보고 그 자리에서 구매 의사를 밝혔다. 그 고객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가격을 제시했다.
롱아일랜드시티[사진=로이터 뉴스핌] |
부동산 투자 기업들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아마존의 공식 발표 이틀 후 부동산 자산운용 기업인 컴파운드 애셋매니지먼트는 롱아일랜드시티는 물론 써니사이드와 우드사이드, 아스토리아, 그린포인트 등 주변 지역의 다양한 종류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NYC HQ2 펀드’를 출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뉴욕시 전체에서 가장 빠른 가격 오름세를 보였던 맨해튼 첼시만큼 롱아일랜드시티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존이 직접 창출하는 2만5000개 일자리 외에도 변호사와 회계사 등 관련 직종도 수천 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기업들도 속속 제2 본사 부근에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쇼핑몰과 먹거리가 부족한 롱아일랜드에서는 아마존 제2 본사 유치로 수요가 늘며 소매점포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배런 매니지먼트의 스콧 배런 대표는 “아마존이 들어오는 것은 의류점과 네일살롱과 같은 소매점 개발을 진전시킨다”면서 “5~6년, 7년 후에는 맨해튼의 연장과 같이 느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롱아일랜드시티가 최근 십 년간 가파른 부동산 호황을 겪은 브루클린처럼 힙한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핫지스 워드 엘리엇의 윌 실버먼은 “에디슨 전구 아래 놓인 재생 원목 테이블에서 케일을 먹는 것과 같은 기회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