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스타벅스가 급변하는 중국 현지 커피 시장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고객 및 직원들과의 소통에 까지 한계를 드러내면서 영업 실적이 악화하는 등 경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스타벅스(星巴克) [사진=바이두] |
스타벅스 본사 감원방침이 나온 지난 14일 뒤 스타벅스 차이나는 즉시 “본사 감원 조치는 중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은 스타벅스의 본고장 미국을 능가하는 만큼 충분히 감원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근래 몇분기 연속 스타벅스 중국영업의 저조한 실적을 보면 터무니 없는 주장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중국에서 스타벅스 올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고작 1%에 그쳤고, 투자 기관의 예상치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이다.
스타벅스 차이나는 지난 9월부터 알리바바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야심차게 커피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행 지역도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 광저우 선전 청두 무한 등 9개 도시에서 올해 안에 30개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어러머(餓了麽) App 데이터에 따르면 베이징 지점의 월간 커피 배달 판매는 많아야 100~400건이 고작이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배달 전용 컵 제작 비용 등 운영 비용이 높아, 당초 예상과 달리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로컬 브랜드 루이씽(瑞幸)과의 경쟁 구도에서 현격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실적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테이크 아웃을 이용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던 만큼, 배달 서비스가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위기의 근본 원인을 ‘오만한 태도’에서 찾는다.
션보위안(沈博元) 중국 마케팅 전문가는 “중국 시장에서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고자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서비스보다는 가격인상과 매출증대에만 급급한 것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으로써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내가 사무실에 없으면 스타벅스에 있고, 스타벅스에도 없으면 스타벅스로 가는 길에 있다(我不在辦公室,就在星巴克,我不在星巴克,就在去星巴克的路上)'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스타벅스가 직원을 교육 시킬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바로 회원 가입과 커피 사이즈 업그레이드 유도다. 최근 1년 간의 추적 조사 결과, 스타벅스를 매일 방문하는 소비자 약 300여명 가운데 사이즈 업그레이드를 강요 받은 고객이 무려 10%나 됐다.
마케팅 전문가는 “과거 20년동안 스타벅스가 중국 커피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자랑하며 최강자로 군림해온 만큼 직원 서비스 태도가 불량해도 이미 고정적으로 확보된 고객이 등 돌릴 일은 없다는 데서 비롯한 오만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의 오만함은 고객뿐만이 아니라 자사 직원에게도 마찬가지다.
한 스타벅스 직원은 “5대 보험이 보장되긴 하지만 근무 시간 외 업무에 대한 추가 수당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일에 판매하지 못한 베이커리의 경우, 직원들이 사비로 구매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스타벅스는 매장 수를 늘리는 데만 혈안이 돼 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 복지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및 직원과의 소통 부재가 작금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고객과의 소통 강화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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