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 로이터=뉴스핌] 조재완 기자 = 방글라데시가 5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주재 미얀마 대사를 초치해 미얀마 종교부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을 비난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뉴스워치가 최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투아 아웅 꼬 미얀마 종교부 장관은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미얀마로 “진격”하라는 등 “세뇌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글라데시 외무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얀마 장관의 도발적인 발언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그의 발언이 이슬람 교도 전체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미얀마로 진격한다”는 발언에 거부감을 표하며 “우리는 교전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급진주의 사고를 절대 부추긴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정부를 겨냥해 “만약 당신들이 시민권을 주고 배상하기만 한다면 그들(로힝야 난민)은 미얀마로 달려갈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런 조치 대신 도발적인 발언만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주재 미얀마 대사인 유 르윈 우도 비난했다. 우 대사가 “종교부 장관 발언은 개인적 견해였을 뿐이라며 문제의 발언을 희석하려는 노력”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정부는 미얀마 대사에게 문제의 발언에 대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국제연합(UN)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학살 사태가 벌어진 이후 73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들은 현재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 거주하고 있다.
유엔 조사관들은 미얀마 군이 ‘인종청소’ 목적으로 로힝야족 마을 수백곳을 불태우고 대량 학살과 강간 등을 저질렀다며 비난했다. 미얀마 정부는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는 로힝야족 난민들의 본국 송환을 위해 1년 넘게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국은 송환 작업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여러 차례 책임 공방을 벌였다.
가장 최근 추진된 로힝야족 송환작업은 지난달 무산됐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시민권 보장 등 일련의 요구를 미얀마가 받아들이지 않는 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소재의 난민 캠프 '콕스바자르'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아이들.[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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