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두 명의 여성을 '입막음'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금전을 지급했다는 사실과,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의 접촉에 대한 추가적인 증거가 드러났다.
특히 입막음용 금전 지급 사안에서 선거자금법 위반 의혹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일관해온 만큼 이번 수사 기록을 통해 허위 주장에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코언에 대한 수사 기록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법원 제출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내년 1월부터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게 될 제리 내들러 민주당(뉴욕) 의원은 이날 CNN방송에서 "그것들은 탄핵 대상이 되는(impeachable) 범죄"라면서 다만 "그것들이 탄핵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히 중요한지는 다른 질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록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한 대규모 사기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하원은 이 사안을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로 출범하는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갖는다.
앞서 지난 7일 뉴욕 남부지방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의 구형을 위해 제출한 수사 기록에서 코언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고 밝혔다.
기록에 따르면 코언은 트럼프의 지시로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전직 모델인 캐린 맥두걸의 입막음을 위해 이들에게 금전을 지급했다. 검사들은 기록에서 "코언 스스로가 두 차례의 금전 지급에 대해 인정했듯이, 그는 개인-1의 지시에 따라, 또 개인-1과 협조해 행동했다"며 "그(코언)은 그늘에서 선거에 영향을 주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1'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거명한 것은 것은 아니지만, 검찰이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명백히 지칭했고, 또 트럼프 대통령을 중범죄와 직접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이 두 여성에게 입막음용 금전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떼다 나중에 알게됐다고 말을 바꿨다. 그럼에도 자신이 직접 지시한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사안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와 공모 의혹)'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은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코언이 수사관들과 7차례 만났으며 이들에게 "수사 핵심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문건에서 코언이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을 제안하기 위해 2015년 11월 러시아 국적의 인물과 접촉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같은 만남을 통해 러시아에서의 '트럼프타워' 건설'을 원활히 하려했다는 것이다.
FT는 이 기록은 트럼프 캠프 관계자와 러시아 간에 트럼프가 받아들인 것보다 더 많은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대선 유세기간 및 대통령직 인수기간 동안 러시아와 접촉으로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은 지금까지 최소 14명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ABC방송에 코언이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금전을 지급했다는 기록은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위험에 놓이게 하는 "새 국면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대통령은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초래한 것과 마찬가지인 영역에 들어섰다"며 "닉슨 대통령은 불기소 공모자(unindicted conspirator)"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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