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복 전 대법관, 통진당 잔여재산 가압류 소송 등 개입 의혹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그동안 검찰 소환에 불응했던 이인복(62·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을 지난 주말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9일 이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 측 관계자는 “이 전 대법관은 주요 수사 대상자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이인복(62·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 [뉴스핌DB] |
검찰은 이 전 대법관은 통합진보당 잔여재산 가압류 소송에 관여했다고 의심해 왔다. 지난 2014년 12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던 이 전 대법관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선관위와 법원행정처의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선관위로부터 해당 사건 자료를 받아 행정처에 전달하고 또 법원행정처가 이를 토대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법리검토를 지시한 뒤 나온 결과를 다시 선관위에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당시 법리검토보고서에는 ‘가압류보다 가처분이 적절하다’는 결과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선관위는 통진당 재산 중 일부에 대해 일괄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전 대법관은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도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초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았다. 진상조사위는 당시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 문건이 공개됐고 최근에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실제 인사상 불이익 조치가 이뤄진 정황도 드러난 상태다.
이에 검찰은 두 차례 이 전 대법관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이 전 대법관은 그동안 불응해 왔다.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를 통해 이 전 대법관이 개입한 의혹을 받는 통진당 소송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실 관계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법관 블랙리스트 1차 조사 결과와 관련, 문제가 될만한 문건의 존재는 몰랐다는 취지로 이 전 대법관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법관은 선관위원장 시절 정보 유출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