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 18일 철도 조사단 참여 소회 밝혀
“압록강‧두만강 함께 보며 남북 철도 대륙으로 달리는 꿈 그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17일 동‧서해선 철도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가 완료된 가운데, 남측 조사단으로 참여한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조사는 남북 분야별 실무 협의 이외에 남북 관계자들이 개인적 소통을 많이 한 시간이었다”고 18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공동조사는 실무협의가 아니더라도 남북 단장이 철도 연결, 현대화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이야기하며 개인적 소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이 동해선 북측 지역인 함경북도 명천과 내포 사이에 놓인 피자령터널을 걷고 있다. [사진=통일부] |
이 당국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3주 가까이 진행된 공동조사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국자는 “경의선 조사를 할 때 현지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며 “다만 청천강을 건널 때 오전에 비가 좀 왔는데, 1200m나 되는 청천강 다리를 우비와 우산을 쓰고 (걸어서) 건넜다”고 언급했다.
당국자는 이어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남북이 같이 신의주 압록강에 섰을 때와 두만강 철교에 함께 섰을 때”라고 소회를 밝혔다.
당국자는 “그곳에 가면 중국, 러시아, 그리고 한반도까지 바라볼 수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갈 수 없는 지역이라 북측 관계자들도 처음 와 봤다고 했다”며 “압록강, 두만강, 강 중간에 있는 경계선까지 가서 남북(조사단)이 함께 한반도 철도가 대륙으로 향하는 꿈을 나누고 의지를 다질 수 있어 감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은 개성~신의주까지 경의선 400㎞ 구간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조중친선다리'를 점검하는 남북 공동조사단의 모습 [사진=통일부] |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북측 조사단은 남측 조사단에 매우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당국자는 “동해선 철도가 함흥, 청진, 원산 등 북한의 대도시들과 공장, 기업소 등을 지나가는데 이런 곳은 북측으로서도 아주 민감한 지역이지만 조사를 위해 협조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이어 “동해안에는 긴 터널이 많은데 특히 북측에서 가장 긴 터널인 광주령차굴(4531m)을 함께 걸었다”며 “이 때도 눈이 무릎까지 왔는데 북측이 공동조사 전에 다리, 철길 등을 깨끗이 청소하고 조사 당시에도 북측이 먼저 눈길에 발자국을 내서 남측 조사단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해 주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당국자는 그러면서 “나진 명호역에 도착했을 때 아침 일출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광경을 남북이 함께 봤다”며 “나는 ‘살아오면서 일출을 몇 번 못 봤는데 여기서 보게 됐다’, ‘앞으로 남북 철도 현대화, 연결의 미래가 밝다’고 덕담하며 북측 조사단과 덕담을 나눴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