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야제 개최...청년·여성 차별, 임피제 시기 문제 강조
노조 "사측은 파업방지가 아니라 주장 관철, 직원 참여 막는 데 주력"
[서울=뉴스핌] 류태준 기자 = 박홍배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돈(성과급)이 아니라 차별과 산별교섭을 이행하지 않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 행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사측은 파업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교섭에 나서기 보다는 직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는 데 집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 사진 = 류태준 기자 ] |
박 위원장은 "지난 2013년 정규직으로 전환된 일부 여성 행원들은 경력이 있어도 1년 중 3개월만 인정받는 등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왔다"며 "청년 행원들에게도 상향제가 적용되고, 일반 기업보다 임금피크제를 일찍 적용시키려 하는 부분에 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과 고객들의 큰 불편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밤을 새서라도 재협상할 의지가 있어 오후 4시 교섭을 종료할 때 허인 행장에게 저녁에라도 전화를 달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사측이 임원들에게 일괄 사의를 받은 것은 진정성이 없고, 아직도 지방에서는 지역 임원들이 조합원들이 버스에 타는 앞에 나타나 탑승을 막고 겁박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말을 지키려면 사직서를 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달 27일 조합원 투표에서 전체의 96%인 1만1511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노조는 허인 국민은행 은행장이 "최고의 성과에 최고의 보상을 하겠다"고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 적용 등 핵심 안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3월 말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파업을 할 계획이다. 8일 경고성 총파업을 하고, 31일과 다음달 1일에는 이틀에 걸쳐 2차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설 연휴 직전인 이 때 파업이 진행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2월과 3월 말에도 추가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국민은행 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도 34개 지부 전체 연대로 함께 하겠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전 영업점 정상운영 추진 △거점점포 운영 △직원 조기 출근 및 점포 운영시간 연장 △수수료 면제 등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지난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당시 이후 19년 만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KB국민은행은 국내 영업점만 1000여개에 이르고, 고객수도 3000만명에 달하는 '리딩뱅크'다.
다른 시중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인사와 급여·복지 체계 통합 등에서 노사간 의견이 달라 업계 선두주자인 국민은행 파업이 현실화되면 금융권 전체에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ingj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