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부당대출 아니란 취지 적극 소명"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발행어음 부당대출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징계 결정이 잇달아 연기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징계 강도에 따라 발행어음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법무법인 세 곳의 지원을 받아 적극적인 소명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 종합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측은 이날 제제심에 강전 금융투자검사국장과 김진국 부국장 중심으로 검사국 팀원들과 제재심의국 팀원들이 참석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선 유상호 부회장과 김성환 부사장, 배영규 상무, 준법감시인 등과 함께 법무법인 세 곳의 관계자를 포함해 약 20명 내외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재심은 오후 2시부터 시작해 밤 11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진행은 대심제(조사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동시에 출석해 의견진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들은 오후 6시에 퇴장했고, 이후 제재심위원들이 남아 3시간 이상 회의를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란은 금감원이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최 회장에게 흘러 들어간 것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8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1673억원을 SPC '키스아이비제16차'에 대출해줬고, 이후 키스아이비제16차가 이 자금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 대한 근거로 SK실트론 지분 19.4%를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최태원 SK회장과 한투증권의 TRS 계약은 SK실트론 주가 변동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해 등 모든 현금흐름을 이전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파생상품 거래다.
금감원은 바로 이 부분을 문제삼으며 해당 대출이 사실상 개인 대출에 활용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발행어음은 개인 신용공여 및 기업금융 업무와 관련 없는 파생상품 투자가 금지돼 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사안이 기업금융 업무의 일환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실체가 있는 SPC 법인에 대출을 해준 것으로, 검토와 자문 결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며 “개인에게 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문제가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사실 이는 자체 북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문제가 되는 일이었다면 발행어음 자금을 활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금감원 측에 부당대출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최대한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SPC와의 거래가 일반화 돼 있다”며 “만약 이번 거래가 제재를 받는다면, 그간 증권사들이 한 SPC거래 및 SPC 존재 자체를 부인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제재심의 위원 사이에서 이번 사안을 두고 의견이 크게 갈리는 것으로 안다”며 “제재심이 세 번 이상 진행되는 자체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