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북과 관계 양호…지리적 요인-·국제이벤트 경험 등 메리트 ‘풍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하노이, 방콕, 하와이, 싱가포르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최적의 장소는 하노이가 속한 베트남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과학국제문제센터 연구원인 비엣 푸옹 응우옌은 15일(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지역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더디플로맷(The Diplomat) 기고문에서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전반이 2차 북미 회담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면서, 최적의 회담 장소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응우옌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에 베트남 국민을 연루시킨 데 대해 사과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베트남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진 않았지만, 이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베트남 외교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베트남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적극적인 모습이다.
응우옌은 2차 북미회담 장소로 베트남이 가장 매력적인 이유가 여럿이라며, 우선 베트남은 주요 당사국인 북한, 미국, 한국과 모두 양호한 관계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베트남은 같은 사회주의 이념체제를 바탕으로 서로를 “형제 국가”로 간주하고 있으며, 북한은 베트남전에도 참전해 베트남을 지원한 바 있다. 북한 관계자들은 1980년대 베트남의 성공적 경제 개혁을 자주 언급하며 모델로 삼고 싶어 한다.
미국의 경우 베트남과 정치 체제는 다르지만 1995년 국교 정상화 이후 베트남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으며, 현 트럼프 행정부와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태 전략에서 베트남은 미국의 주요 파트너로 여겨지고 있다.
응우옌은 삼성이 가장 큰 대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베트남에서 2차 북미회담이 치러진다면 한국 역시 이를 반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이 움직이기에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는 지리적 근접성, 2017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 등도 장점이며, 특히 북한이 최근 이탈리아 대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망명으로 안보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이슈를 엄중히 단속하고 있는 베트남은 신뢰를 심어 주기에 충분할 것이란 평가다.
응우옌은 2차 북미회담 개최가 성사되면 베트남 역시 한국, 미국, 북한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발전된 베트남의 이미지를 널리 알릴 절호의 찬스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