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어제 '2019 전시 라인업' 공개
"중기 기획 있어 문제 없다…신임 관장 지원 믿어"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신임 관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16일 올해 전시 라인업을 공개했다. 관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국립현대미술관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지난해 12월13일 3년의 임기를 마쳤다. 마리는 연임을 원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생각은 달랐다. 문체부는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미술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며 마리 관장에 '연임 불가'를 통보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관장 공모는 지난해 10월부터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해 진행하고 있으나 3개월이 훌쩍 지난 현재 시점까지 차기 신임 관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인사 과정에서 문체부가 인사혁신처에 '평가면제'를 요청했다가 취하하는 등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현 정권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관장을 임명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신임 관장 인사 발표를 기다리던 국립현대미술관은 더이상 올해 전시 라인업 발표를 미룰 수 없다며 이날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미술관 중기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차질 없이 발표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세미나실에서 공개된 '2019 전시 라인업'에 따르면 올해도 다양한 미술전시와 프로그램이 알차게 구성됐다. 개관 50주년을 맞아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 3관에서 공동 기획전 '광장'이 기획됐다. 관익식과 박서보, 김순기 등 한국 거장전 및 제니 홀저, 아스거 욘 등 해외 거장전도 개최하며 예술과 과학의 결합과 문화교육프로그램 등 실험적인 프로그램과 융복합 전시 등이 열릴 예정이다.
전 국립현대미술관 마리 관장 [사진=뉴스핌DB] |
보통 전시 준비에만 2~3년이란 시간이 소요된다. 올해 개최되는 전시에는 마리 전 관장이 기획한 행사도 포함됐다는 이야기다. 강승완 학예실장은 "마리 관장 전시는 중장기적이었다. 이는 몇 년 전부터 강조된 거다. 많은 것이 준비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MMCA현대차시리즈 역시 2020년까지 작가가 선정돼 있으며 작고 작가를 포함해 국내 근현대미술 대가들의 전시도 2021년까지 기획돼 있다.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전도 진행되고 있다. 강 실장은 "마리 관장이 퇴임 전에도 언급했지만 외국과 함께 개최하는 전시, 한국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과 전시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지만 공식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오시는 관장도 지원을 준비해줄거라 믿는다"고 피력했다.
박위진 관장 직무대리도 "새로운 관장이 언제 올지는 저도 모른다. 임명권자가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 하는 거라. 다만, 누가 오시든 미술관의 연속성, 미래를 위한 전략수립 이런 것은 요점을 두고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리 관장 재임 중이었던 지난해 6월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중기 운영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전시 운영 혁신을 위해 3~5년 앞서 전시 기획을 추진하고 '연구→수집→전시→출판'의 선순환 시스템을 정착하며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 전시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박 관장 직무대리는 중기 운영혁신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올해 계획된 전시는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당연히 계속 돼야 한다. 국제적으로 같이 준비한 내용들, 기관 대 기관으로 공식적인 협약을 맺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신임 관장의 마지막 사인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임 관장이 처음으로 맡을 업무에 대해서는 "레귤러한 일이 될 거다. (신임 관장 발표가 1월 중 난다면) 전시 분야에서는 오는 1월31일 개막하는 '세상에 눈뜨다:아시아 미술과 사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신임 관장 발표와 관련해 "아직까지 전해진 게 없다. 인사혁신처에서 발표가 나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임 관장 후보에 3인으로 추려졌다고 언론을 통해 접했다"고 첨언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2월 27일 청주관 개관으로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까지 4개관을 운영하고 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