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하이투자증권은 당분간 반도체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분한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과 반도체 출하량 회복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아직 반도체 실적 전망치에 대한 충분한 하향 조정이 발생하지 않았고, 반도체 가격 인하에 따른 출하량 회복 확신도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반도체 주가 상승이 일시적 반등이 아닌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선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배수 상승 전환 △주당가치(미래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 완료 △반도체 가격 인하에 따른 출하량 회복을 추세 전환 조건으로 꼽았다. 조건을 충족하는 시점에 반도체 주가는 밸류에이션 배수 상승과 실적 안도 랠리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급등 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주가는 전저점 대비 10% 가량 반등헀다. 송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 신흥국 경기 회복 조짐을 주가 상승 원인으로 분석했다.
벨류에이션 배수 하향 조정은 이미 완료됐다고 진단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동행하고,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OECD 경기확산지수를 3~6개월 간 후행한다"며 "OECD 경기확산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7~8%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하고, 10월과 11월은 각각 17%, 26%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중에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가 상승 반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당가치 하향 조정 작업은 좀 더 남아있다고 봤다. 그는 "올 1분기 디램(DRAM), 낸드(NAND) 고정 거래가격은 모두 2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업체 간 재고 축소 경쟁에 따라 출하량 증가율 역시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 연구원은 "과거 반도체 불황기의 경험을 반추해보면 가격 급락과 출하 부진이 공존하는 올해 1분기와 가격 급락은 이어질 것"이라며 "출하가 빠르게 회복되는 2분기를 거치면서 업계 전반적인 재고가 축소된다면 계절적인 수요 증가와 재고 재축적 수요가 겹치면서 업황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