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플랜B'로 안전장치에 대해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EU 측 협상 대표가 즉각 퇴짜를 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메이 총리에게 안전장치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밝힌 브렉시트 '플랜B' 발언에서 안전장치와 관련해 의회의 지지를 얻을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논의를 통해 EU와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제시한 플랜B는 지난 15일 메이 총리가 EU와 도출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합의안에 담긴 안전장치는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엄격한 통행·통관, 즉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브렉시트 전환기간(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이 EU를 떠나는 오는 3월 29일부터 적용)인 2020년 말까지 EU와 영국이 무역 등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안전장치 하에서는 북아일랜드만 EU 단일시장 관할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안전장치는 메이 총리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의 반발을 샀다. 이는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된 주요 원인이었다.
강경파는 합의문에 안전장치 종료시한이 없어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고 반대했고, DUP는 이로 인해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통관규제가 적용되면서 영국의 통합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메이 총리가 내놓은 플랜B는 자신의 정부를 구성하는 여당의 우려를 우선 달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EU 외교관들은 메이 총리가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제1 야당인 노동당과의 합의가 불가피하며 노동당 설득을 위해선 관세동맹을 통해 영국과 EU의 긴밀한 관계를 약속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피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영국 정부가 아무런 합의 없이 오는 3월 29일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배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에게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조셉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은 "메이 총리가 합의안을 약간만 수정해서는 하원을 설득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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