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Q 마진 약세 등 석유사업 부진으로 적자전환
현재 배터리 포함 비정유 비중 75.6%..."수익 구조 고도화 추진"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과거 '주업'이었던 석유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3년 연속 영업이익 3조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유가 등 외생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다각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배터리 사업 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1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로써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이어온 영업이익 '3조 클럽' 진입 기록이 지난해에는 실패로 돌아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4조5109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조6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준 것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영업익이 대폭 쪼그라든 데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의 영향이 컸다. 4분기 실적은 영업손실 2788억원으로 전년 동기(8411억원)와 전 분기(8359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3조9481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증가했지만 전 분기(14조9587억원)보다는 6.8% 줄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의한 수요 감소와 미국 셰일오일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한 유가 급락, 제품 마진 약세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석유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탓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 들어 석유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석유사업 적자가 불가피했다"며 "석유 및 화학제품 마진 감소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증가 등으로 영업익이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의 부진에도 배터리사업을 포함한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소재사업 등 비정유부문의 활약으로 실적 선방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실적에서 배터리를 포함한 비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5.6%에 달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 시황 악화로 석유사업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따른 각 사업별 내실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 선방을 이뤄 낼 수 있었다"며 "향후 딥체인지 2.0에 기반해 배터리·소재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회사 수익 구조를 더욱 고도화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엔 '기타'에 포함하던 배터리사업의 실적을 이번부턴 별도로 구분해 발표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주와 투자가 진행되면서 투명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배터리사업은 영업손실 3175억원, 매출액 3482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이는 유럽지역 고객사에 대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9% 늘었으나, 신규 수주에 따른 적극적인 투자 확대, 성장을 위한 대규모 인력 충원 등으로 영업손실 역시 36.8% 확대된 결과다.
이에 대해 윤형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지원실장은 "배터리사업은 아직까진 수익성 확보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EV 시장이 본격화되고 현재 건설 중인 설비가 가동되는 2020년 이후 양산이 본격화되면 이익 실현이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확보하고 있는 수주잔량은 320GWh"라고 덧붙였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