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불륜 사진 협박 주장을 공식 부인한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양측의 진흙탕 싸움이 눈엣가시를 제거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동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베이조스가 이혼을 발표한 직후 인콰이어러는 전 폭스뉴스 앵커 로렌 산체스와의 불륜설을 보도하면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이후 베이조스는 ‘인콰이어러와 AMI 측이 정치적 동기 또는 정치 세력의 영향으로 베이조스에 대해 보도한 것이 아니다’라는 거짓 성명을 내지 않으면 자신과 불륜 대상인 로렌 산체스의 사적인 사진도 공개할 것이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인콰이어러와 AMI)이 보낸 이메일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각) 인콰이어러 모회사인 아메리칸미디어(AMI) 최고경영인(CEO) 데이비드 페커 측 변호인 엘칸 아브라모비츠는 ABC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베이조스에 보낸 이메일은 공갈 협박이 아닌 “적법한 협상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베이조스는 추가 불륜 보도를 원치 않고, AMI는 다른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꼬리표가 붙을 위기에 처한 만큼 서로가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뿐 협박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브라모비츠는 베이조스 불륜설을 폭로한 정보원이 인콰이어러에 7년이나 정보를 제공해 온 소스라면서 그가 믿을 만한 정보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보원이 로렌 산체스와 베조스 모두와 친분이 있다”면서도 로렌의 오빠인 마이클 산체스가 해당 정보원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 베이조스 협박 배후는 트럼프?
CNN 등 현지 언론들은 베이조스 불륜설에 관한 이번 이슈의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이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앙숙으로 유명하고, WP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논조를 이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수년 동안 베이조스와 아마존, 미 우편서비스(USPS)를 비난해왔다.
반면 데이비드 페커 AMI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고 지속적으로 베이조스와 아마존, WP를 공격해 왔다.
페커는 지난 2016년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에 대한 우호적 보도를 내도록 인콰이어러에 지시하기도 했으며, 캠페인 때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이번 불륜 보도도 인콰이어러가 단순히 베조스의 불륜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트럼프의 적이 되는 베조스를 제거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