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신들린 바이올린 연주, 그 자체로 전율…뮤지컬 '파가니니'

기사입력 : 2019년02월26일 06:00

최종수정 : 2019년02월26일 08:38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삶 재조명
3월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음악으로 싸우고 또 싸웠어요. 하지만 이제 너무 지쳤어요."

자신의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괴롭지만, 아예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며 존재와 실력 자체를 외면당한다면 어떤 심정일까.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삶을 조금이나마 짐작케 해주는 뮤지컬 '파가니니'가 화제 속에 공연 중이다.

뮤지컬 '파가니니' 공연 장면 [사진=HJ컬쳐]

뮤지컬 '파가니니'(연출 김은영)는 1840년 파가니니가 숨을 거둔 후 교회 공동묘지 매장을 두고 아들 아킬레가 36년간 법정싸움을 펼치는 내용이다. 파가니니의 재능 자체보다 주변인들이 그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식으로 이용했는지, 그로 인해 파가니니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작품은 파가니니의 다사다난한 삶 속에서도 쇠락의 계기가 됐던 카지노 사업에 주목한다. 실제로 파가니니는 사업 제안을 받았으며, 허가를 받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 여기에 그를 악마라 칭하며 아킬레와 대립하는 사제 '루치오 아모스', 사업을 제안하며 그를 돈줄로 여기는 '콜랭 보네르', 파가니니와 음악적으로 교류하며 사랑을 느끼는 '샬롯 드 베르니에' 등 인물을 창조해 극적 구성을 더했다.

뮤지컬 '파가니니' 공연 장면 [사진=HJ컬쳐]

즉흥 연주를 즐기던 파가니니가 건강에 무리가 올 정도로 연주회를 진행하고, 비싼 티켓으로 원성을 살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물론, 자극적인 내용을 좇아 그에게 악마의 이미지를 씌운 언론과 종교, 의도치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를 이용하고 더 힘들게 만든 이들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파가니니는 주변인들의 그릇된 욕망 때문에 희생된다. 100여 년 전임에도 사람의 악랄함은 현재와 다를 바 없다.

공연의 백미는 단연 바이올린 연주다. '파가니니' 역을 맡은 콘(KoN)은 실제 바이올린 전공자이자, 뮤지컬 '페임' '모비딕' '오필리어' 등에 출연한 액터뮤지션이다. 그는 연기와 노래, 춤과 함께 바이올린 연주를 50% 이상 실제로 소화한다. 그는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24 Caprice for Solo Violin)' 중 24번 A단조, 1번 E장조, 2번 B단조, '바르샤바 소나타(Varsavia Sonata)' '여자마법사(Le Strenghe)' 등을 록 버전으로 재편곡해 화려한 연주를 펼친다. 무엇보다 '로시니 모세 주제에 의한 G선상의 변주곡(Variations in the G string on Rossini's 'Moses')'을 한 줄 연주로 직접 해내는 모습은 가히 누가 대신할까 싶다.

뮤지컬 '파가니니' 공연 장면 [사진=HJ컬쳐]

특히 공연 말미, 모든 것에 지치고 좌절해 자신이 악마임을 인정하며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Devil’s Trill)',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Caprices no.24)'을 연속해서 연주하는 장면은 숨소리 하나 못 낼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연주가 끝나면 온몸에 전율과 카타르시스가 올 정도다. 아무런 반주 없이, 2층 철골 무대에 올라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신들린 듯'하다.

바이올린 연주 하나만으로 존재 가치를 다하지만, 노래와 연기도 나쁘지 않다. 다소 어색한 면이 없진 않으나 음악을 사랑했던 연주자에서 점차 지치고 병들어가는 파가니니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물론 가창력도 준수하다.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가 오히려 파가니니의 독특함 혹은 비범함을 더 잘 드러내는 듯하다.

뮤지컬 '파가니니' 공연 장면 [사진=HJ컬쳐]

뮤지컬 '파가니니'는 지난해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 기념으로 제작사 HJ컬쳐와 공동 제작됐다. 공공기관과 민간 제작사가 협업해 개발하는 미국 브로드웨이 인핸스먼트(enhancement) 방식을 도입, 지역에서 서울 및 국내외로 확산 가능한 공연으로 발전시켰다. 오는 3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