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트남은 지난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국으로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여전히 신흥국 지위를 얻지 못하고 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글로벌 최대 주가지수 산출 기관인 MSCI(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프런티어시장 지수에 속해 있으며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프런티어시장은 신흥시장 투자자들조차 투자를 꺼리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상습적으로 디폴트 처지에 놓이는 아르헨티나와 시장 구조가 석연치 않은 사우디아라비아조차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되는 동안, 베트남은 지난 5년 간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20년 전만 해도 50%가 넘었던 빈곤율을 10% 아래로 낮추고 대규모 민영화를 추진했음에도 아직 프런티어시장에 머물러 있다.
[랑선성=뉴스핌] 특별취재단 =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에 위치한 동당역에 시민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최상수 기자 2019.02.26 kilroy023@newspim.com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이 이처럼 부단한 발전을 해 왔음에도 아직 신흥시장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MSCI의 양적 기준은 대부분 충족한다. 기업 가치가 16억달러 이상인 기업이 일곱 곳이나 돼, 세 개 이상이어야 하는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질적 기준은 아직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외국 투자자에 대한 개방성과 국내 투자자들과의 공평성 문제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 투자에 문호를 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호찌민증권거래소의 최대 상장 기업인 비나밀크는 당초 외국인 지분이 제로(0)였으나 이제 60%에 달한다. 외국인 지분이 이처럼 늘었음에도 비나밀크가 베트남을 떠나지 않자, 개혁주의 세력들은 지분을 누가 소유하느냐보다 경영과 거버넌스가 회사 이익과 국익에 훨씬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외국 투자자에 대한 차별을 완전히 없애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공시를 베트남어 외 언어로 할 필요가 있다. 비나밀크는 수년 간 자체적으로 외국어로 공시를 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어차피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해 외국어 공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VN30이나 VN50 지수에 편입할 때 기업가치 2억5000만달러 이상의 기업들은 2개 언어 공시를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독려하려 한 베트남 정부의 노력이 퇴짜를 맞기도 했다. 베트남은 2017년에 국내 및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파생상품 시장을 개시했는데 1년 반이 지나도록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베트남 당국이 운영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결제청산은행이 되겠다고 나서는 외국 수탁은행이 없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이 밖에도 여전히 외국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과 외국 투자를 제한하지 않아도 외국인 지분 비율이 51% 이상이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규정 등이 베트남이 신흥국 지위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FT는 베트남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눈부신 발전을 이뤘지만 글로벌 시장의 규정에 완전히 부합해야만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하노이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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