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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6-3) 김일성 특명 “호네커를 평양으로 데려오라”

기사입력 : 2019년03월11일 17:47

최종수정 : 2019년03월11일 17:47

동독 18년 철권통치 호네커..고르바초프 개혁·개방 거부하다 축출
김일성 “호네커 평양 데려오라” 특명...러 비협조로 북한망명 좌절
호네커, 독일 거쳐 칠레 망명후 사망...김일성도 두달 뒤 세상 떠나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고르바초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 등장하면서 동독을 비롯한 동구권 공산국들은 소련의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의 영향과 내부 동요로 심각한 체제위기를 맞게 된다. 신사고를 부르짖는 고르바초프에게 체제유지를 의존하기도 어렵게 됐다.

동구권을 지탱하는 실체적 무력인 바르샤바조약군 역시 개입의 여지가 없게 됐다. 사회주의 형제국의 체제위기 발발시 체제수호를 위해 무력개입한다는 이른바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고르바초프가 폐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986년 10월 12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나 악수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사진=로이터 뉴스핌]

◆동독 18년 철권통치 호네커..고르바초프 개혁·개방 거부하다 축출

이런 상황에서 동독의 철저한 공산주의자이자 철권 지도자 에리히 호네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런데 그는 의외로 1989년 10월 7일 자신의 건재와 체제유지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동독 역사상 가장 성대한 행사를 거행했다.

동독공산정권 수립 40주년 기념행사가 그것이었다. 1971년부터 사회주의통일당(공산당) 서기장과 국가평의회 의장 직을 맡으며 (89년 10월) 물러날 때까지 18년동안 동독을 1인 통치해온 호네커로서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영 달갑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고르바초프는 호네커의 의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페레스트로이카 대열에의 동참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체제유지에 자신감을 가졌던 호네커는 딱 잘라 거부했다.

그러자 고르바초프는 동독 공산당의 내부투쟁을 부추겨 호네커를 축출하도록 반대파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페레스트로이카 동참 거부의사를 밝힌 지 열흘 만에 호네커는 당 서기장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베를린 로이터=뉴스핌] 정윤영 인턴기자 = 4일(현지시각) 관광객들이 독일 베를린의 야외 미술관인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를 방문해 '형제의 키스'를 사진에 담고 있다. 러시아 화가 드미트리 브루벨이 그린 해당 벽화는 당시 동독 대표 에리히 호네커와 소련 대표 레오니트 브레즈네프가 실제 입맞춘 장면을 풍자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2018.12.04.

◆소련 피신 후 고립무원 호네커...망명지로 북한·칠레 저울질

동독 전역에서 자유화 물결이 확산되고 자유선거와 정치체제 개편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을 흔들었다. 마침내 1989년 11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 호네커는 동독 주둔 소련군사령부로 피신했다.

통일된 독일정부는 호네커가 집권 시절 베를린장벽을 넘으려던 동독시민 192명을 즉결처분하도록 명령했다는 혐의로 신병인도를 소련정부에 요구했다. 법정에 세우겠다는 뜻이었다. 한 때 공산형제국 지도자를 차마 넘길 수 없었던 소련은 호네커 신병을 모스크바로 옮겨왔다.

호네커의 모스크바 생활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고립무원일 뿐이었다. 특히 소련이 해체되고 공산체제를 적대시하는 옐친의 러시아 정부가 들어서자 호네커의 신변안전을 담보하기 어렵게 되었다.

망명을 결심하게 된 호네커는 망명지를 놓고 칠레와 북한을 저울질했다. 마침내 오랜 절친 관계인 김일성에게 가기로 하고 북한에 망명의사를 전달했다. 그 소식을 들은 김일성은 특명을 내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호네커를 평양으로 데려와 여생을 편히 지내도록 하라”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4일 오전 평양국제공항에 고려항공 여객기가 주기장에 계류하고 있다. 2018.10.04

◆김일성 “호네커 평양 데려오라” 특명...러시아 비협조로 북한망명 좌절

김일성의 특명에 따라 호네커를 데려올 고려항공 특별기가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문제는 공산주의자를 배척하는 옐친 대통령이 호네커의 망명 의사를 존중할 뜻이 없었다는 점이다.

북한 측이 외교교섭을 통해 망명을 받아들이겠다며 신병인도를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꿈쩍도 안했다. 그렇게 10여 일 간 밀당이 지속됐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고려항공 특별기는 모스크바 공항에서 계류를 계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호네커의 평양행이 과연 성사될 지 여부에 국제적 관심이 모아졌다. 러시아 측의 비협조로 그의 평양행은 결국 무산됐다. 고려항공 특별기는 하릴없이 평양으로 돌아갔다. 김일성은 호네커의 평양행이 좌절된 데 대해 크게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한편 호네커 처리를 놓고 고심하던 옐친은 독일정부의 요구에 따라 신병을 독일로 인도해 버렸다. 독일에서 재판받으며 수감생활을 하던 호네커는 1993년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얼마 후 출국이 허용되자 의외로 평양행을 택하지 않고 칠레로 망명길을 떠났다. 그리고 다음 해 5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사망했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남북통일농구경기 참가차 평양을 방문한 정부 측 관계자들과 농구 선수단, 기자단이 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지나는 모습. 2018.07.03

◆호네커, 독일서 재판받고 칠레 망명 후 사망...김일성도 두달 뒤 세상 떠나

북한은 호네커의 사망에 대해 미망인에게 조전을 보냈다. “말년에 불행하게도 타국에서 서거한 데 대해 애석한 마음 금할 길 없다”는 내용이었다. 호네커의 불행한 말년을 동정했던 김일성도 두 달 뒤인 그 해 7월 세상을 떠났다. 김영삼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불과 10여일 앞두고였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김일성이 사망하기 얼마 전부터 모스크바에서 기묘한 소문이 나돌았다. 평양에서 온 일단의 북한 과학기술자들이 레닌 시신을 영구적으로 방부처리한 특수기법을 전수받기 위해 러시아 과학기술자들을 비밀접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붉은광장 내 레닌묘에 안치된 레닌 시신은 러시아 과학자들이 개발한 특수기술로 방부처리해 안치한 것인데 기술적 비밀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영구방부처리기술이 자기네 최첨단 과학기술이 일궈낸 획기적 성과라고 자랑해왔다. 베트남의 호치민을 비롯하여 불가리아, 몽골 등 공산권 지도자들의 시신도 러시아의 방부처리기술을 도입해 영구보존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시신 방부처리기술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다. 방부처리기술에 관심을 쏟은 배경에 대해 김일성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아닌가 하는 소문이 나돌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일성 사망이 발표되었다. 그의 시신은 미이라로 방부 처리돼 ‘금수산 태양궁전’에 안치돼 있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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