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자국산업 보호 강해.. 현지 생산 및 제휴 필요
전문의약품 대신 일반의약품·음료 등으로 접근하기도
[서울=뉴스핌] 박다영 수습기자 = 베트남의 의료기기 및 제약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국내 제약사들이 현지 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베트남은 자국산업 보호 장벽이 강한 만큼, 업체들은 현지에 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제약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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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현지 기업과 손잡은 CJ헬스케어‧대웅제약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CJ헬스케어, 삼일제약 등이 베트남 시장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비즈니스 모니터 인터내셔널(BMI)에 따르면 베트남의 헬스케어 부문 지출은 지난 2017년 161억달러(약 18조원)에서 2021년 227억달러(26조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의 경우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제약사가 시장에 진입하기는 까다롭다. 이에 제약사들은 각양각색의 진출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베트남 현지 제약사 트라파코와 기술이전 및 현지생산을 위한 킥오프 미팅을 했다. 2017년 트라파코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대웅제약이 트라파코를 통해 베트남 현지 입찰에 뛰어든 것이다.
대웅제약은 우루사를 포함해 8개 제품의 생산 기술 이전을 올해 완료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는 제품 판매에 나선다. 이처럼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제약사 지분을 인수하고, 기술이전을 한 국내 제약사는 대웅제약이 유일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베트남은 자국산업 보호정책에 따라 현지 생산업체에 가장 높은 비중을 주는 입찰규제를 시행 중"이라며 "이번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베트남에서의 다양한 품목을 현지 생산하고, 현지입찰그룹을 통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CJ헬스케어도 작년 12월 베트남 제약사 비메디멕스 메디 파마(이하 비메디멕스)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케이캡정은 2021년 베트남에 출시될 예정이며 CJ헬스케어는 출시 후 10년에 걸쳐 비메디멕스에 완제품을 공급한다.
◆ 삼일제약·신풍제약 등 현지 공장 세워
단순 수출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제약사들도 있다. 베트남 시장 뿐 아니라 동남아 등 주변 국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삼일제약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지 점안제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을 글로벌 시장 발판의 초석으로 삼을 것”이라며 “신남방 정책으로 인해 베트남 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앞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백내장, 녹내장 등 다양한 점안제 파이프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베트남 진출 1세대 제약사인 신풍제약은 1996년 호치민시 인근 공단에 신풍대우파마베트남 공장을 설립했다. 현지에서 정제, 캡슐제, 항생 주사제, 연고 크림제, 액상 겔제(바로겔) 등 완제의약품을 생산에서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현지 매출은 약 125억원을 기록했다,
2003년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17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았다. 베트남 현지 법인의 매출액과 수출액의 한국유나이티드 제약 전체 매출액의 5% 를 차지한다.
◆ 동아제약 '박카스'‧유한양행 '해피홈' 등 “일반의약품 먼저”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은 허가가 까다로운 전문의약품 대신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일반의약품이나, 음료수 등을 내세워 베트남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동아제약은 베트남에 2000년 초반부터 박카스를 의약품이 아닌 음료수로 수출했다. 의약품보다는 식품이 시장에 진입하기 수월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지난해 6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을 모델로 발탁했고,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매월 70만캔씩 총 280만캔의 판매고를 올렸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시장의 특성을 분석해 시장 공략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인 만큼 일반의약품 위주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며 “장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2017년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베트남이 기온이 높고 다습하다는 특성에 착안해 유한양행은 의약외품인 살충제 해피홈의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허가가 까다롭고 진출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에 비해 현지 시장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면 보다 진출이 용이한 의약외품은 실적도 따라오기 때문에 이 부분의 진출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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