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美 경제 손실 1조달러…미중 이견 여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이 기존 시한을 넘긴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세전 등으로 막대한 비용이 초래되면서 미국 내 정, 재계에서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NYT는 양측이 합의까지 좁혀야 할 이견이 상당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끝까지 중국에 대한 관세 카드를 쥐고 협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불확실성이 무역 합의 도출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미국 기업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통신] |
◆ 美 경제 손실 최소 1조달러
미 상무부와 컨설팅 기업 로디움그룹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500억달러에 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조치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10년 내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최소 1조 달러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GDP는 20조5000억달러 정도였다.
그나마도 미 재계는 의회 내 양당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문제로 지적된 중국의 관행을 고칠 수만 있다면 경제적 손실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디움 그룹 설립 파트너 다니엘 로젠은 “(미국 기업 및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중국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이러한 정책 목표를 추구하는 값 싼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과의 최종 무역 합의안이 미국의 경제적 손실을 상쇄할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낼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점이다.
또 미 공화당 의원들과 재계 인사들은 무역 이슈로 증시가 지나치게 흔들릴 상황과 오는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칫 중국으로부터 모호한 약속만을 받아내는 낮은 수위의 합의안에 동의하는 시나리오 역시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여전한 간극
당초 미국과 중국은 3월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할 수 있는 합의안을 추진했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해제 범위와 합의 이행 방법 등을 두고 입장 차이가 명백해 미중 정상회담은 연기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양측 간 많은 문서들이 오가는 등 협상 진전에 트럼프 행정부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달 중 합의문 서명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직 작업이 많이 남았으며, 서두르기보다는 제대로 합의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나 최대한 빨리 (합의)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대학 21세기 중국연구 석좌 프로그램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수전 셔크(Susan Shirk) 전 미국무부 부차관보는 지금 상황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나, 중국이 어떤 이슈에서 물러서고 또 어떤 이슈는 포기하지 않을 지 시험해보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중국이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미국이 대중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낼 것을 고집하고 있어서 최종 합의가 불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이 기존 대중 관세를 완전히 해제하길 바라고 있으며, 혹시나 미국이 향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도출된다 하더라도 일부 대중 관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으며, 대중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관세 해제 여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중국은 변동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국빈 방문 형태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화통신은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 목요일 류허 부총리와 전화통화에서 합의 내용에 “상당한 진전을 더 만들어 냈다”면서 긍정적 톤을 내비치기도 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