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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 온라인으론 실적 개선 어려워…사업 효율화 적극 나서야"

기사입력 : 2019년03월26일 15:19

최종수정 : 2019년03월26일 15:19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오프라인 유통업태가 구조적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정부 규제와 유통 패러다임 변화로 업태 전반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활로로 모색한 온라인 사업의 저조한 수익성과 투자부담 지속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신용도 하방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턴어라운드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사업효율화 작업과 보유자산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크레딧 이슈 세미나를 열고 대형 유통업체 전반에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수익성 하락이 타 업태 대비 두드러지는 양상이라는 지적이다.

◆ 수익성 악화되는 대형마트 "개선 쉽지 않을 전망"

지난해 대형마트 3사의 총매출은 전년대비 1.3% 감소하고 영업이익률은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백화점은 4.0%의 매출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이 0.2%p 소폭 개선됐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대형마트는 온라인 침투와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매출 감소 추세를 반전시킬 만한 성장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타 채널과의 경쟁심화 및 가격 경쟁에 따른 소비자 이탈, 최저임금 인상, 임차점포 비율 증가, 카드수수료율 인상 등의 제약으로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구매건수는 2012년 하반기부터 시행된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로 2013년 크게 하락한 이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후방 교섭력 약화에 따른 유통마진 감소와 더불어 지난해 들어서는 주력인 식품 카테고리마저 온라인 침투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자료=한국신용평가]

고정비 부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의 총매출에서 인건비·임차료·지급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6.7%에서 2017년 19.7%로 확대됐다.

대형마트보단 양호하지만 백화점의 실적 개선세도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고가상품 카테고리 확대에 기인한 백화점 매출 개선은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송민준 실장은 “지난해 구매건수 하락에도 가전·해외명품 등 고가상품의 판매 증가로 기존점이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면서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가 존재하며, 경기둔화나 주택경기 하강국면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를 감안할 때 고가상품 매출 확대에 기인한 성장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명품·식품·리빙 등 저마진 카테고리의 의존도가 늘고, 의무휴업 등 정부의 규제강화와 관련한 잠재적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나 매출 성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온라인 신설·물류투자.. "초기 투자부담"

결국 유통 대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온라인 채널 확대에 적극 나섰다. 온라인 사업부문을 신설·통합하거나, 물류시스템 투자 확대 등 온라인 사업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물류인프라나 온·오프라인 채널을 병합한 옴니채널 전략 전개, 오랜 업력에 기반한 차별화된 상품소싱 및 콘텐츠 구성 능력 등이 대형 유통업체의 경쟁우위 요인이다.

그러나 온라인 채널 강화를 통해 약화된 오프라인 수익기반을 충분히 보완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실장은 “국내 온라인 시장의 출혈경쟁과 기존 이커머스 업체의 맞불, 온라인 특성에 기인한 고마진 한계 등을 감안할 때 특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지 않는 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후발주자인 대형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따른 초기비용 부담도 수익성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IT 기반 업체들이 저마진 정책을 통한 트래픽 확보 이후 이를 활용한 부가수익(광고수익 등)을 창출하는 ‘유통의 수단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은 대형 유통업체의 실적 개선을 위해 기존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강조했다. 신규포맷 점포 확대, 실적부진 점포에 대한 수익구조 개선이나 비용절감 작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평가다.

◆ "사업 효율화 적극 추진해야"

송 실장은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중국 할인점 사업 철수를 결정하며 향후 손실 부담을 축소했지만 국내 부진점포 폐점이나 유휴자산 매각 등 보다 적극적인 사업 효율화 작업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사업의 경우 2017년 이후 대형마트 업태 중심으로 일부 부진점포 폐점이 있었지만 신규 출점도 있어 전체 점포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고, 유휴자산 매각도 이마트 이외에는 실질적인 성과가 저조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동일 업태 내 점포 간 실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점포 효율화 필요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백화점의 상위 3개 주요점포의 경우 매출성장률이 기타점포를 상회하는 반면, 기타점포는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 모두 기존 오프라인 사업 부진으로 영업창출현금 부담은 가중된 반면, 보유 자산에 기반한 재무탄력성은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송민준 실장은 “온라인 등 성장 여력이 높은 채널로의 재무 및 인적자원 집중과 재무구조 개선 등 중장기적인 사업∙재무 전략적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및 점포 효율화, 보유자산 활용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이 2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크레딧 이슈점검 세미나에서 ‘유통 패러다임 전환, 대형 유통업체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준호 기자]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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