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물가연동채권(TIPS)이 대규모 자금 유입을 동반, 강한 상승 랠리를 연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물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에 미달하는 실정이지만 통화정책 정상화를 사실상 종료한 이달 회의 결과가 ‘게임체인저’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TIPS 움직임은 경기 침체 리스크를 앞세운 주요국 국채시장의 강세와 엇박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TIPS는 올들어 3.1%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손실을 모두 회복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TIPS는 채권시장 전반의 수익률인 2.3%를 훌쩍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침체 공포가 국채 가격을 끌어올리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실시한 이후 인플레이션은 정책자들의 목표치에 이르지 못했다. 약 10년 전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은 연 평균 1.5%에 머물렀다.
하지만 연초 이후 월가 트레이더들의 TIPS 베팅은 성장률이 꺾이는 상황에 물가가 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년간 이어진 비농업 부문 고용 호조가 정점에 이르면서 임금 상승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대규모 관세 역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인플레이션 향방에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전까지 인플레이션을 2.5%까지 용인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정책자들 사이에 나온 최근 발언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핌코의 미어 워라 자산 배분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을 수용할 입장을 밝혔다”며 “TIPS는 정책자들의 영향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미치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20일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가 향방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실제 지표 등락에 결정적인 변수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물가를 압박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의 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고개를 드는 상황도 월가의 TIPS 베팅을 부채질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반영하는 미 10년물 국채와 TIPS 수익률 스프레드는 향후 10년간 물가 상승률을 연 1.83%로 점치고 있다.
뱅가드는 시장 지표가 지나치게 낮다고 주장했다. 수치가 앞으로 2.30~2.3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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