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그라운드, 2일부터 르네 마그리트 사진·영상전
프랑스 샤를루아 사진미술관 소장품 130여점 공개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초현실주의의 거장’ 벨기에 작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작품으로 대중에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그의 작품 ‘사이렌의 노래’가 5000만 홍콩달러(약 72억4749만원)에 낙찰되며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생후에도 주목받는 작가 르네 마그리트. 그의 작품세계를 보다 넓게 들여다볼 수 있는 사진전이 용인 뮤지엄 그라운드에서 펼쳐진다.
조제트와 르네 마그리트 부부 [사진=뮤지엄 그라운드] |
뮤지엄그라운드와 우양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René Magritte, The Revealing Image:Photos and Films’가 2일부터 7월 10일까지 뮤지엄 그라운드에서 전시된다. 지난 11월 기획된 이 전시는 프랑스 샤를루아 사진미술관의 소장품 130여점을 소개하고 있다. 뮤지엄그라운드 전시 종료 후 경주 우양미술관에서도 이어진다. 앞서 이 전시는 호주와 홍콩, 대만의 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됐으며 네 번째 해외 순회전을 한국에서 치르게 됐다.
1일 뮤지엄그라운드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비에 카노네 샤를루아 사진미술관장은 “전 세계에 마그리트의 사진은 1500여장이 된다. 현재 우리 미술관은 400여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전시에 130점의 사진을 전시한다”고 소개했다.
[용인=이현경 기자] '세르게이 아이젠슈타인, 전함 포템킨(왼쪽), '연인들' 2019.04.01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는 르네 마그리트의 사진과 그의 예술의 관계를 조명한다. 자비에 카노네 관장은 “마그리트 인생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사진이란 매체가 그의 예술관과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자비에 카노네 관장에 따르면 1967년 르네 마그리트가 타계하고 15년 후 르네 마그리트의 사진 작업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초기에는 그의 사진이 드로잉이나 페인팅처럼 예술작품으로 인식되기보다 회수에 집중돼 있었다. 그 후 점차 미술 시장과 갤러리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사진이 그의 개인사를 다루는 자료로 중요하게 평가하면서 가치가 높아졌다.
전시 구성은 총 6부다. 첫 섹션은 ‘가족앨범’이다. 가장 먼저 그의 가족 사진을 볼 수 있다. 어머니인 레지나 베르탱상의 사진, 삼형제(폴, 레이몽, 맏이인 르네 마그리트)의 사진, 그리고 아내 조제트 마그리트의 사진도 전시됐다. 조제트 마그리트는 르네의 평생의 뮤즈였다.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자비에 카노네 샤를루아 사진미술관장이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2019.04.01 89hklee@newspim.com |
특히 그의 어머니 레지나 베르탱상의 죽음이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 영향을 끼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르네 마그리트의 ‘세르게이 아이젠슈타인’과 ‘연인들’이 대표적이다. 이 두 작품의 큰 특징은 인물의 얼굴이 모두 천으로 덮였다는 거다. 그의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당시 어머니가 발견됐을 때 그의 머리에 천이 감겨 있었다.
두 번째 섹션은 ‘가족 같은 관계’다. 가족 못지않게 그의 작업세계에 영향을 준 지인들이다. 프랑스의 초현실주의의 아버지인 앙드레 수리 등 다양한 지인들이 등장한다. 벨기에에서 태어난 마그리트는 추후 프랑스에서 미술활동을 했지만 1926년 벨기에에서 초현실주의를 내세웠다.
세 번째 섹션은 ‘화가 같지 않은 화가’다. 철학가로서의 르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섹션에서는 예술가와 개념가로서의 마그리트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젤 앞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유로운 작가의 성향이 드러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사랑 불가능한 것에 대한 시도의 습작', '불가능한 것에 대한 시도', '불가능한 것에 대한 시도를 그리고 있는 르네 마그리트'(왼쪽부터) 2019.04.01 89hklee@newspim.com |
자비에 카노네 관장은 “그는 단순하게 그림을 그리고 예술을 대하는 화가가 아니었다. 그는 생전 단 한 번도 아틀리에를 가진 적이 없고, 거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리는 행위 자체가 놀이 개념에 가까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의 초현실주의가 완성됐다고 자비에 카노네 관장은 해석했다.
네 번째는 ‘재현의 반복 또는 새로운 형식의 사진’이다. 즉, ‘사진과 페인팅’의 관계를 표현하는 사진들이다. 마그리트는 모델을 따로 구하지 않고 자신의 지인들과 혹은 자신이 모델이 돼 사진을 찍었다. 자비에 카노네 관장은 “그림을 그리기 전 연상한 상황을 친한 지인에게 직접 부탁해 포즈를 취하게 했다. 이 지점이 그의 그림과 사진의 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대전쟁' 2019.04.01 89hklee@newspim.com |
다섯 번째 섹션은 ‘사진의 한계, 마그리트와 영화’다. 작가와 ‘영화’의 관계를 보여준다. 기록상으로 르네 마그리트가 제작한 첫 영화는 1931년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영화는 1942년 그가 만든 작품인데, 이를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은 ‘가짜 거울’ 섹션이다. 그의 사진 중에는 눈을 감고 있는 인물들을 포착한 모습이 있다. 이는 인물의 눈을 바라보며 인물의 영혼까지 표현되길 바라지만, 사진마저도 실제 인물의 100%를 반영할 수 없다고 믿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다. 또한 한 인물 속에 숨겨진 두 자아의 모습도 살필 수 있다. 그의 레플리카인 ‘통찰력’ ‘불가능 한것에 대한 시도’ ‘대전쟁’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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