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제염·장 담그기와 마찬가지로 보유자 선정은 없어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전통어로방식-어살'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지형과 조류의 흐름, 물고기의 습성 등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어구를 설치해 어류 등을 잡는 어업행위 '전통어로방식-어살'을 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신규종목으로 지정된 '전통어로방식-어살'은 어촌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어업문화다. 대나무발 등을 치거나 돌을 쌓아 밀물 때 연안으로 몰려들었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는 물고기를 잡은 어구 또는 어법을 말한다.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사진=문화재청] |
'어살'은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 고려시대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16~17세기 이후 해안지방의 지형, 수심 등 자연조건과 조선후기 상업 발달에 따른 해산물 수요 증가로 인해 '어살'의 변형이 이뤄져 서해안에서는 주벅(나무 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에 대형 그물 펼치는 방식), 남해안에서는 방렴(대나무 발을 쳐서 물고기 잡는 방식), 장살(방렴과 비슷하나 대나무 발 대실 그물을 설치하는 방식) 등이 나타났다.
김홍도(1745~1806)의 '김홍도필 풍속도 화첩'(보물 제527호)에 실린 '고기잡이'에도 '어살'이 등장한다. 1970년대 이후 연근해 어선어업이 발달하면서 '어살'을 포함한 전통어로 방식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전승되는 대표적인 '어살'의 사례로는 남해군 지족해협과 사천시 마도·저도 등에 설치된 죽방렴을 이용한 멸치잡이가 있다.
문화재청은 '전통어로방식-어살'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자연과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와 물고기의 습성, 계절과 물때를 살펴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의 경험적 지식이 보합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어촌문화와 어민들의 어업사,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은 한다는 점과 '어살'이 지금도 다양한 형태의 '그물살'로 진화돼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참고했다.
보물 제527호 단원풍속도첩 중 '고기잡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문화재청] |
다만 '전통어로방식- 어살'은 '해녀'(제132호)' '제염(제134호)' '장 담그기(제137호)'와 마찬가지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통어로방식-어살'을 제138-1호로 지정함으로써 현재 전승되고 있는 다양한 어법들을 추가적으로 조사하고 전통어로방식의 범주 내에서 지정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살'에 대해 국민이 무형유산으로서 가치를 공유하고 전승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학술연구, 전승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