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양적 긴축(QT)이 아닌 양적 완화(QE)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대통령이 의회가 독립성을 인정하는 연준을 향해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5일(현지시간) 연준이 미국 경제를 매우 둔화시켰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양적 긴축 대신 양적 완화로 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고용 보고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가 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미국의 비농업 부문이 19만4000건의 신규 고용을 달성했으며 실업률은 3.8%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지난해 총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았으며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워회(FOMC)에서도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4조 달러 규모의 보유 자산 축소도 일찌감치 마무리 짓기로 했다. 금융위기에 대응하면서 4조5000억 달러까지 늘어난 보유 자산을 줄이는 이른바 양적 긴축은 지난 2017년 10월에 시작됐다. 보유 자산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는 회수하는 정책을 의미하는데 연준은 이것을 오는 9월에 마무리 짓기로 했다.
기준금리 동결과 양적 긴축 중단 발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하지 못 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닛 옐런 전 의장의 재임을 불허하고 자신이 임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계속해서 비난해 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파월 의장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로 대체하는 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할 권한이 없으며 의회가 보장한 4년의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과 전화 통화에서 파월 의장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같이 가야할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정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연준 압박 행보가 대통령 당선 전 펼쳤던 주장과 대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제로(0)에 근접한 기준금리를 운용하던 연준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경제가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에 완화책을 요구하고 있는 점 역시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에서 “연준의 불필요하고 파괴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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