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 죽은 동물 사체까지 올리며 '모금 요청'
후원 회원들 SNS서 "또 안락사 시키려 하느냐" 성토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구조동물을 안락사 했다는 비판을 받는 동물권 단체 ‘케어’가 이번에는 강원도 산불 화재 현장에서의 동물구조를 빌미로 모금활동을 벌여 논란이다.
케어는 강원도 고성·강릉 등에서 발생한 화재가 한창이던 5일 화재 현장에서 동물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후원요청 글을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했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지난 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모금 요청 게시글. 강원도 산불로 불에 타 죽은 개의 사체 등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실어 놓았다.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한 모습. [캡쳐=케어 홈페이지] |
케어는 이 글을 통해 “산불이 난 어제 밤(4일) 긴급히 출동해 15여명의 활동가들이 구호활동 중에 있다”며 “고성군 토성면에는 불에 타 죽은 개들과 집을 잃고 돌아다니는 개들, 화상을 입어 눈을 뜨지 못하고 호흡기에 문제가 생긴 개들이 있어 주인들이 포기하는 가운데 케어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쇠사슬에 묶인 소들 6마리는 화마에 불 타 죽었고 살아남은 임신한 소 한 마리가 심한 화상을 입었다”며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목줄과 문 틀까지 끊은 개 한마리는 결국 온 몸이 불에 타 죽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케어는 다친 동물들을 찾아 비상약으로 처치하고 있고 구호가 필요한 동물을 파악 중에 있다”며 후원계좌와 후원 방법 등을 함께 명시해 놓았다.
이 후원요청 글에는 화재 현장에서 불에 타 죽거나 화상을 입은 동물들의 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올라왔다.
이를 두고 동물권단체가 끔찍하게 죽은 동물들의 사진을 이용해 모금활동을 벌이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구조한 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 시킨 케어의 이번 활동에 대해 후원회원들의 우려도 크다.
2년 동안 케어를 후원해 온 A씨는 “동물구조 활동은 좋은 일이지만, 후원이 줄어든 케어가 구조활동을 위한 모금이 아니라 모금을 위한 구조활동을 벌이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굳이 불에 타 죽은 개의 시체 사진까지 올리면서 모금활동을 벌여야 했던 것인지 오히려 케어에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케어가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에도 “이 아이들 구조되서 쥐도새도 모르게 안락사 당하고 죽임 당하는 것보다 밖에서 떠도는 게 낫다”, “이런 연민팔이 사회단체의 모습은 이전에도 계속해서 문제제기 됐다”, “이 단체에 대해 믿음이 사라져서 모금 동참하고 싶다가도 주저하게 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케어측에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케어는 박소연 대표의 지시나 묵인 아래 2015년 이후 동물 250여마리를 안락사 시킨 의혹을 받고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