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카지마는 13번홀에서, 美 와이스코프는 12번홀에서 13타 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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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거스타GC에서 마스터스가 열립니다. 최고의 대회라는 자부심과 함께 여러가지 독특한 면이 있는 대회입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PGA 마스터스 대회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 = 오는 11일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83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길이7475야드)에는 유명한 ‘아멘 코너’가 있다. 백 나인(후반) 11번홀부터 13번홀까지 세 홀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은 1958년 아놀드 파머가 마스터스에서 첫 우승할 때 이 세 홀 경기장면을 묘사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허버트 워렌 윈드의 기사에서 처음 나왔다. 파머는 당시 최종라운드 12번홀에서 곡절끝에 파를 하고, 13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처음으로 그린 재킷을 걸쳤다.
그 이후 아멘 코너는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상징적인 곳이 됐으며 ‘이 곳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여겨질만큼 승부처로 인식돼왔다. 세 홀의 그린은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전형으로, 속도가 매우 빠르다. 모두 물을 끼고 있어서 그린 공략이 까다롭기 때문에 골퍼들의 기량을 한껏 시험한다.

11번홀은 길이 505야드로, 파4홀로는 가장 길다. 그린 왼편과 뒤쪽은 연못·개울로 돼있어 어려움을 더한다. 12번홀은 길이 155야드의 짧은 파3홀이다. 그러나 그린 앞에 개울(래스 크릭)이 흐르고, 그린 주변의 바람은 그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수시로 불어와 선수들을 애먹인다. 13번홀은 길이 510야드의 파5홀이다. ‘도그레그 레프트’인 이 홀에서는 드라이버샷을 잘 쳐놓으면 2온이 가능해 버디가 많이 나온다. 그렇지만 페어웨이 왼쪽과 그린 앞에 실개천이 흘러 버디 못지않게 보기가 많이 나오는 홀이다. 홀 왼편을 따라 약 1600그루가 심어진 진달래와 철쭉으로 인해 ‘아젤리아’라는 별칭이 붙어있으나 어떤 선수들에게는 아름답지 않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동안 아멘 코너에서는 ‘참사’가 끊이지 않았다. 역대 한 홀 최다오버파와 최다타수(타이)를 낸 곳도 아멘 코너다.
41년전인 1978년 대회 때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는 첫날 13번홀에서 혹독한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드라이버샷이 왼편 개울에 빠져 드롭할 수밖에 없었다. 레이업한 후 친 볼은 또다시 그린앞 개울로 들어갔다. 거기에서 샷을 강행하다가 볼이 자신의 신발에 맞고, 클럽을 캐디에게 건네주다가 놓쳐 물에 닿은 바람에 두 번의 벌타를 받았다. 결국 그 홀 스코어는 8오버파인 13타(11온2퍼트)를 기록했다. 나카지마는 경기 후 “그 홀에서 이글을 노렸는데 엉망이 돼버렸다. 스코어를 계산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홀 외에 나머지 17개홀에서는 모두 파를 기록, 80타로 그날 경기를 마쳤다
그 2년 후인 1980년에는 톰 와이스코프(미국)가 첫날 12번홀에서 13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무려 10오버파다. 그 때까지 와이스코프는 마스터스에서 네 차례나 2위를 한 ‘베테랑’이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와이스코프는 7번아이언 티샷이 물에 빠지자 앞으로 나가 드롭 에어리어에서 플레이했는데, 홀까지 약 70야드인 그 곳에서도 네 차례나 더 볼을 물에 집어넣었다. 그는 11번째 샷을 그린 뒤편 에지로 보낸 후 2퍼트로 홀아웃했다. 와이스코프는 “두 번째 샷은 잘 맞았는데, 스핀을 먹고 굴러 물에 빠져버렸다. 그 다음에도 드롭 에어리어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샷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날 스코어는 85타였고, 그 다음날 79타를 쳐 커트탈락했다.
2006년엔 오거스타 출신의 찰스 하웰 3세가 11번홀에서 악몽같은 일을 겪었다. 벌타를 받지 않았는데도, 그 홀에서 9타를 기록한 것이다.
하웰의 어프로치샷이 그린 오른편 벙커로 들어갔다. 사단은 거기에서 시작됐다. 벙커에서 볼을 꺼내는데 네 번이나 스윙을 해야 했다. 건너편의 물을 의식한 결과 샌드샷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었다. 벙커 탈출 후에도 세 번의 샷을 더해 스코어는 퀸튜플 보기(5오버파)를 기록하고 말았다. 그 홀에서 9타는 당시까지 세 차례 기록된 적이 있는데, 2017년에도 샌디 라일(영국)이 이 홀에서 역대 다섯 번째로 9타를 적어냈다.
올해도 아멘 코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희생양이 될지 주목된다.
◆‘아멘 코너’에서 기록된 역대 최악·최소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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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최악 스코어 최소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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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파4) 9타(샌디 라일 외 4명) 2타(최경주 외 5명)
12번(파3) 13타(톰 와이스코프) 1타(커티스 스트레인지 외 2명)
13번(파5) 13타(토미 나카지마) 2타(제프 매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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