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경제가 취약한 상태에서 무역분쟁이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개막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상당수 국가들이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은 무역전쟁이라는 자해적 상처를 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정책, 특히 잘못된 무역정책을 바로 잡는 것이 관건”이라며 “관세와 여타 무역장벽 등 자해를 그만둬야 하며,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더 이상의 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2~14일 연차 총회를 앞두고 기자회견 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라가르드 총재가 미국과 중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양국이 총 3500억달러(약 397조9500억원) 규모의 관세전을 주고 받으며 1930년대 이후 최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라가르드 총재 발언의 의도는 명백한 셈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1년 전만 해도 세계 경제의 75%가 동반 경기 상승세에 있었지만, 지금은 70%가 동반 경기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이번 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전망치인 3.6%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09년 경기침체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2016년과 같은 수준이다.
세계 무역 증가율 전망치 또한 4%에서 3.4%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해 3.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앞서 후루사와 미츠히로 IMF 부총재는 글로벌 경제에 결정적 리스크 요인은 중국의 성장 둔화라며, 중국의 성장 둔화 폭이 예상보다 큰 데다 미국과 무역 협상 타결이 불발될 경우 지구촌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에 패닉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버드대학교의 모사바르-라흐마니 기업정부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폴 셰어드는 WP에 “지금 최대 우려는 약해지는 세계 경제 체력이 아니라, 경기하강에 중앙은행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여지가 없다는 점”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이라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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