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등에게 뇌물 받아 MB에 전달한 의혹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변호사)가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2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씨가 불출석함에 따라 이뤄지지 못했다. 재판부는 내달 10일 오후 이 씨를 재소환해 증인신문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17 mironj19@newspim.com |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보석 석방 후 (이 씨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면서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허가하면서 직계 가족 및 그 배우자들에 대한 접견은 허용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 씨는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할 때 ‘중간 전달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사위 이 씨를 통해 고가의 명품가방과 현금 등을 전달 받기도 했다.
뇌물을 건넨 이팔성 전 회장은 지난 5일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씨에게 돈을 건네며 ‘성동조선해양 측 자금’이라고 언급했다”며 “상식적으로 이상득이나 이상주 씨가 그런 보고를 MB에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시켜달라고 이 전 대통령한테 청탁한 사실이 있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금융기관장을 제가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 것 같다”며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KRX(한국거래소)를 맡으라는 전화를 받은 걸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1심과 전략을 달리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까지 변호인 측이 ‘핵심증인’으로 언급한 사람 중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사람은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뿐이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내달 10일 마지막 증인으로 이상주 씨를 신문한 뒤 모든 심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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