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염화비닐' 배출 조작...영구폐쇄 진행 중
전남도-여수시, 이번주부터 공동 대응방안 강구
[여수=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산업단지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발암물질까지 나올줄이야..."
22일 여수시청 인근 빵집에서 만난 한 시민은 LG화학의 염화비닐 배출 조작 사태에 대해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7일 환경부와 영산강 유역환경청의 발표로 LG화학이 발암물질인 '염화비닐' 배출량을 측정업체와 짜고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즉각 사과문을 내고 염화비닐 배출 원인인 폴리염화비닐 페이스트 생산라인을 영구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수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여수=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LG화학 여수공장 입구 2019.04.22 dotori@newspim.com |
50대 택시기사 A씨는 "여수 산업단지에 대해 시민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번 조작으로 산업단지에 대한 인상이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여름에 가까운 영상 23도의 날씨에 방문한 LG화학 화치공장은 언제 배출량 조작이 있었냐는 듯 조용했다. 여수 산업단지 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을 조작했다는 한화케미칼이 함께 위치해 있지만 하늘은 맑았다. 공장 입구로 작업복을 입은 LG화학 직원들이 계속해서 들어갔고 입구의 좌측에는 오색빛의 깃발이 휘날렸다.
이번 배출 조작에 관해 미리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한 노동자는 "내가 일하는 파트가 아니라 알지 못한다"고 대답하며 자리를 떴다.
[여수=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LG화학 여수공장 입구 좌측에 위치한 깃발. 각 깃발에는 PE, ABS, 특수수지 등 여수공장에서 생산 중인 제품들이 써있다. 2019.04.22 dotori@newspim.com |
여수시가 지난해 발표한 '2016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결과 분석자료'에 따르면 LG화학은 여수시 관내 30개 사업장 중 가장 많은 양의 발암물질을 배출했다. 2016년 배출한 발암물질은 총 2만 1142kg으로 이 중 2만 655kg이 염화비닐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 LG화학이 배출량을 조작했던 기간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로 해당 자료보다 더 많은 염화비닐을 배출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염화비닐은 '1급 발암물질'로, 반복해서 흡입했을 경우 간 섬유화, 간기능 장애, 부종, 백혈구 감소, 빈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조명주 여수시청 환경복지국 기후환경과 환경지도 담당자는 "전라남도와 여수시가 공동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법의 맹점이 발견된 상황으로 이번 주부터 특별점검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여수 산업단지 내 기업 중 일부는 전라남도 관할이고 일부는 여수시 관할이기 때문에 전라남도와 여수시가 함께 협력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명시된 자료는 없지만 이번에 적발된 여수 산업단지 내 업체가 235곳으로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여수시 관할 업체도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장 가동은 멈췄다"며 "내부 절차에 따라 영구 폐쇄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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