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산화물 배출 조작...시내에는 규탄하는 현수막 걸려
[여수=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주민의 생명을 파괴하는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이 웬말이냐!'
지난 22일 방문한 여수시에 걸린 현수막이다. 여수 시청에서 여수 산업단지까지는 10km. 미세먼지 유발 물질 배출로 인한 여수 시민들의 분노가 뻗어나가기에는 충분한 거리였다.
[여수=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여수 시내에 걸린 '대기오염 조작 규탄' 현수막 2019.04.23 dotori@newspim.com |
환경부와 영산강 유역환경청은 지난 17일 한화케미칼이 미세먼지 유발 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허위 기재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한화케미칼은 허위 기재는 인정하지만 조사업체 정우엔테연구소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조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여수 시청 인근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A씨는 "미세먼지가 항상 중국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혼란스럽다"며 "사실 여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여태까지 수치가 조작이라니 괜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한화케미칼 여수 1공장 가열시설에서 실측한 질소산화물 결과치의 평균값은 224ppm으로 배출허용기준 150ppm을 초과했다. 그러나 정우엔테연구소가 기록한 대기오염 측정기록부에는 배출허용기준보다 낮은 113.19ppm으로 기록됐다.
질소산화물은 대기환경 보전법 시행령에서 지정한 대기배출 부과금 부과 대상이다. 주로 이산화질소 형태로 존재하는데 그 자체가 독성물질일 뿐만 아니라 햇빛에 의한 광화학반응을 통해 미세먼지, 오존 등을 생성해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여수=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한화케미칼 여수 공장 본관 입구 2019.04.23 dotori@newspim.com |
김행기 여수시의회 여수산단실태파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관해 "환경에 관해서는 일체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지켜볼 것"이라며 "특히 대기오염 물질 배출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법을 지키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행기 위원장은 이어 "5월 3일 의회 회기가 끝나는 대로 정식 일정을 잡아서 여수산단 특위 의원이 사업장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22일 뉴스핌 기자와의 만남에서 "적극적으로 조사받을 것"이라며 "여수공장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담당 직원이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일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발표 직후 생산설비 폐쇄를 결정한 LG화학과 달리 한화케미칼은 입장문 발표 외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