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생보사 인수로 리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
5월2일신종자본증권 4천억 발행, 이중레버리지비율 제고로 M&A 준비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내년까지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완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KB증권(옛 현대증권) 인수로 은행 중심의 사업모델이 다양화되며 WM(웰스매니지먼트) 분야에서는 시너지효과도 나타나자, 이번에는 그룹의 가장 취약부문을 꼽히는 ‘생명보험사’ 인수를 추진한다.
29일 KB금융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내년까지 비은행부문 인수합병(M&A)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우리가 생명보험이 약하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1~2년 내 보험업 자본규제가 강화되면 좋은 인수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자산·이익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리딩금융그룹이 목표다. 1등 프리미엄을 통해 시가총액에서도 경쟁사 대비 20~30% 격차 유지도 강조한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상 취약한 생보사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다.
금융위원회 은행과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지주사가 증시에서 저평가를 받는 이유는 ROA(총자산이익률)가 선진은행 대비 낮아서인데,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글로벌 수익이 늘어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오른쪽)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 두번째)에게 최종구 금융위원장 옆자리를 권하고 있다. 2019.02.25 mironj19@newspim.com |
인수자금을 언제든 투입할 수 있도록 사전작업도 진행중이다.
2일 KB금융은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을 발행한다. 지주사 설립 최초로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시장에서 물량이 전부 소화되면 BIS 기준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이 지난해 12월말 대비 0.17%포인트 상승해 각각 14.77%, 14.14%로 오른다. 올 1분기에도 당기순이익 8457억원을 벌어, 자본이 추가로 늘어났기 때문에 3월말 기준 BIS 기본자본비율은 15%에 육박할 것이 유력하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BIS비율 14%보다 1%포인트 가량 웃돈다.
자본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6.17%에서 123%대로 제고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 2009년 도입된 개념으로 금융지주사의 대손준비금 차감 후 자회사 출자여력을 나타낸다. 자회사 출자가액(장부가액)을 지주사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자사주 매입은 분모인 자기자본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차입을 통한 과도한 외형확장을 막기 위해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미만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비율(126.17%)로는 대형 M&A를 추진하기 어렵다. 과거 전례를 비춰봤을때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과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잇따라 인수하자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15년말 106.7%에서 2016년 말 118%로 치솟았다. KB캐피탈, KB손해보험을 완전 자회사로 인수한 뒤인 2017년 말에는 125.8%까지 상승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제고되면 KB금융은 보유한 현금(이익잉여금) 17조원을 언제든 꺼내서 사용할수 있다. 가령 교보생명이 매물로 나온다면 '쩐의 경쟁'도 가능하다. 신창재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비상장 주식) 36%와 FI(재무적투자자) 지분 24%의 지분가치가 약 5조원대로 평가받는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자회사 지분 100% 보유할 경우, 총 10조원 가량 필요하다. 이만한 돈을 투입할 국내 금융사는 현재로선 없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과거 ING생명 인수 포기도 높은 가격 때문이었는데, 교보생명이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내부적으로 생각한 ROA를 맞출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