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 미국이어 유럽 허가 앞둬
메디톡스, 상반기 내 중국 허가 예정
휴젤, 중국 품목허가 신청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기업이 해외로 발을 넓히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대형 시장으로의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어, 기업들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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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제약 '나보타', 유럽 허가승인 권고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나보타'(유럽 제품명 누시바)의 '품목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HMP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의약품 허가 등의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로, 통상적으로 CHMP의 품목허가 승인 권고를 받으면, 3개월 이내에 최종 판매 승인이 내려진다.
대웅제약은 이로써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판매 허가를 획득한 후로 연달아 유럽 판매허가를 획득하게 됐다.
메디톡스도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의 임상 3상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 중이다. 이노톡스는 메디톡스가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임상 3상을 시작했으며 최종 종료일은 2021년 1월로 정해졌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되며, 매년 9% 이상 성장하고 있다.
◆ '보툴리눔 톡신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
중국 시장은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경우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代工)'을 통해 수출됐다. 중국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저우생물학연구소의 'BTXA' 둘 뿐이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2017년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 1억2927만달러 중 중국 수출액이 5836만달러로 전체의 45%에 이른다. 중국 의료미용시장은 매년 25% 내외 수준으로 성장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정부의 다이궁 규제가 심해지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도 중국 정식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메디톡스다. 메디톡스는 앞서 지난해 2월 중국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보툴리눔 톡신 '뉴로녹스' 허가를 신청했다. 업계는 올 상반기 내에 품목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휴젤은 최근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중국 시판 허가 신청을 마쳤다. 신청서 접수 후 통상 12개월 내로 품목허가가 승인되는 것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1분기 내에는 품목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휴젤은 지난해 12월 대만 위생복리부로부터 보툴렉스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휴젤 관계자는 "중국 시판 허가를 취득하면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 최초로 대만과 중국 본토를 아우르는 중화권 시장 진출이 확정된다"며 "검증된 제품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에 기반해 중국 시장 안착을 위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CFDA로부터 나보타의 임상시험신청(CTA)에 대한 제조시설 변경을 승인받았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기존 1공장에서 2공장으로의 제조시설 변경에 대한 나보타의 CTA 허가변경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 승인에 따라 대웅제약은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나보타 임상 3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 5조원
국내 기업들은 미국, 유럽, 중국 외에도 중남미,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 보툴리눔 톡신 수출을 진행 중이다.
이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리즈톡스'(수출명 휴톡스)의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휴온스는 국내 판매보다 먼저 수출을 하는 전략을 펼쳤다. 휴톡스는 2016년 10월 수출 허가를 획득하고 동남아, 중동, 중남미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국내의 경우 계속해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가격경쟁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졌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는 성장 기회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품목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적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해외시장에 뛰어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