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개특위 의원 “조응천? 더는 목소리 안 낼 것”
여권 내부서 신중 모드 역력...잇단 소신발언에 ‘난감’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특별히 목소리를 더 내지는 않을 것 같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켜본 같은 당 소속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겸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은 2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전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고 결국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 정반대로 결론 지어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개정안이 검찰의 1차 수사권을 박탈하려 했던 당초 취지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법사위 심의과정에서 당 차원의 사보임(상임위를 바꾸는 것) 조치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조 의원 입장에 반색한 반면 여당 내부에선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익명의 민주당 소속 사개특위·법사위 의원은 “조 의원이 원래 그런 입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이 사개특위 논의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 의원의 법사위원 사보임과 관련해선 “(법안이) 법사위까지 갔을 때 필요하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다만 조 의원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특별한 추가 입장을 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개혁법안에 대해 민주당에서 공개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조 의원이 금태섭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금 의원도 지난달 11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공수처 비판론자로 알려진 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 설치가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일 설치에 성공한다면 오히려 개혁과는 반대방향으로 갈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본질상 사정기구인 공수처가 일단 설치되면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계 어느 곳에도 비슷한 예가 없는 조직, 권력기관을 만들려면 최소한 깊이 있는 토론을 벌여야 하는데 지금은 마치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면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치부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단언했다. 여당 의원들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SNS 릴레이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민주당은 일단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직후 조 의원의 입장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홍 원내대표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다음에 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앞으로도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금 의원 역시 특별한 언급없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조 의원 발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공수처 설치안에 대해서도 “당론을 존중한다. 특별히 더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사위 소속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 각자 자신의 의견이 있으니 서로 들어보고 조율해나가는 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며 “여러 의견을 종합해 법안을 완성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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