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 트레이더들 사이에 연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가 시들해졌다.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지켜본 투자자들 사이에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번진 것.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논란이 후끈 달아올랐다. 성장률과 고용시장, 임금 상승까지 펀더멘털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이 반영하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장중 한 때 50% 아래로 하락했다.
전날까지 이틀 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70%에 달했던 수치는 회의 결과 발표 후 63%로 떨어진 뒤 이날 추가 하락한 셈이다.
여전히 2.25~2.50%에서 동결된 연방기금 금리의 다음 향방을 상승이 아닌 하락으로 점치는 의견이 상당수에 이르지만 트레이더들은 이를 겨냥한 베팅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전날 회의 후 기자 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필요성이 모두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자는 물론이고 백악관 조차 금리인하의 근거로 내세운 인플레이션에 대해 그는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벵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에던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지 않는 한 연준이 선제적인 대응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으로 향했다. 완전 고용과 임금 상승, 1분기 3.2%에 이른 성장률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은 수수께끼라는 얘기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3일 발표되는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지표에서 3.3%의 시간당 임금 상승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기업은 9개월 연속 3% 이상 이익 성장을 달성했고, 일반적으로 이 경우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게 마련이지만 실상 인플레이션 지표는 꼼짝하지 않는 상황이다.
연준 정책자들이 주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제자리 걸음을 나타냈고, 연율 기준으로도 1.6%를 기록해 14개월래 최저치에 머물렀다.
자산 운용사 멜론의 데이비드 리덕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럼을 통해 IT 기술 혁신과 스마트폰을 포함한 관련 제품 가격 하락이 물가를 압박하고 있고, 추세적인 반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