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제약·바이오

속보

더보기

점입가경 코오롱 '인보사 사태'… 늘어만 가는 의혹

기사입력 : 2019년05월07일 15:14

최종수정 : 2019년05월07일 15:15

코오롱티슈진, 2년전 인보사 성분 인지 정황
코오롱생명과학 신뢰성에 타격
식약처 "심각하게 생각…20일 美 현지조사"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한국 제품명 인보사케이주) 사태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주성분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2년 전에 인지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회사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인보사-K[사진=코오롱생명과학]

2017년 7월 세계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인보사는 지난 3월31일 주성분 중 일부가 허가 당시 기재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 제조·판매가 중지됐다. 인보사의 주성분은 1 액인1액인 동종 유래 연골세포와 2액인 형질전환세포(TC)로 구성돼있다. 회사 측은 허가 당시 TC가 연골유래세포라고 기재했으나, TC는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인 것이 밝혀졌다.

◆ "2년 전 인보사 성분인지"…어떻게 알려졌나

지난 3월31일 인보사의 판매 중지가 내려진 이후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은 세포의 이름을 잘못 붙인 것일 뿐 전임상부터 상용화까지 동일한 세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사실은 최근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 검사를 통해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일 저녁 코오롱티슈진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3월 인보사의 위탁생산 업체인 론자로부터 TC가 293세포라는 STR 검사 결과를 전달받았다. 이 시기는 인보사의 국내 허가가 나오기 약 4개월 전이다.

이 같은 사실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소송 중인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를 통해 알려졌다. 미쓰비시다나베는 2016년 코오롱생명과학과 5000억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가 2017년 12월 계약을 파기했다. 현재 미쓰비시다나베는 계약금 262억원을 돌려달라며 국제상업회의소(ICC)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미쓰비시다나베는 론자의 STR 검사에서 2액인 293세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내용을 계약 취소 사유에 추가했고, 이 때문에 이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인보사의 성분이 이슈로 떠오르자 미쓰비시다나베 측에서 티슈진이 2년 전부터 인보사 성분에 대해 알았다는 사실을 찾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 코오롱티슈진은 알고, 코오롱생명과학은 몰랐다?

코오롱티슈진이 2년 전에 인보사 성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왔지만,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여전히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7년 당시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293세포에 대해 전달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최근 미쓰비시다나베가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중재 사유에 추가했고, 이에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 확인에 나선 것"이라며 "미쓰비시다나베가 중재 사유를 추가하기 전까지는 2017년 3월에 STR 검사결과 293세포가 나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해명에도 의혹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STR 검사에 TC가 원래 계획대로 연골세포가 아닌 293세포로 나왔다면 당연히 이를 다시 확인하고, 윗선에 보고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전달 받은 사실을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이 몰랐다는 것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론자가 당시 STR 검사를 시행한 것은 인보사의 제조가 가능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며 "당시 중요한 점은 인보사 제조 가능 여부였기 때문에 293세포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해명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한 바이오 업체 대표는 "코오롱티슈진의 담당자가 론자의 보고서를 봤다면 바이오 분야의 문외한이 아닌 이상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기 힘들고, 설사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윗선에 보고됐을 때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해명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인보사'의 2액인 형질전환세포(TC)를 만드는 과정. [이미지=코오롱생명과학]

◆ 왜 293세포로 바뀐 것을 못 잡아냈나

연골세포가 293세포로 바뀌고, 이를 회사 측이 오랜 시간 몰랐다는 것 역시 믿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보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293세포가 혼입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철저히 관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 출시 전 품질관리(QC) 과정에서 이를 잡아내지 못한 것도 의문이다.

아직 왜 연골세포가 293세포로 바뀌었는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회사 측과 업계는 TC를 만드는 과정에서 293세포가 혼입됐다고 보고 있다. TC 연골세포를 만들려면 일반 연골세포에 성장 촉진을 돕는 티지에프-베타1(TGF-β1)를 넣어야 한다. 회사 측은 성장이 빠른 293세포에서 TGF-β1을 만들고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두 세포가 섞였다는 것이다.

이상일 동아의대 교수(대한류마티스 기초연구이사)는 "293세포는 성장 속도가 연골세포보다 빠르기 때문에 섞일 경우, 연골세포가 293세포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계마다 세포 상태를 확인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설령 293세포가 혼입된 셀마스터셀뱅크(MC)가 만들어졌더라도, 이를 제품 출시 전에 잡아내지 못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품 출시 전 의약품이 계획대로 잘 만들어졌는지 QC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TC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293세포가 혼입될 위험이 매우 크다"며 "회사는 이런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에 QC를 진행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 품목허가 취소될까?

인보사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흐르면서 식약처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식약처는 지난 6일 인보사 조사 중간 진행 사항을 발표하며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293유래세포임을 확인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오는 20일경 미국 현지실사를 통해 이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 우시(인보사 제조용세포주 제조소), 피셔(세포은행 보관소) 등을 방문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세포가 바뀐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 주성분이 293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 등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마스터셀뱅크에 대한 검사와 2액 세포에 방사선 조사 후 세포의 증식력 등이 제거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의 시험 검사 결과, 현지실사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성분 인지 시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중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종합 결과가 나오는 즉시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행정처분 등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해병대원 특검법' 국회 본회의 상정…與, 필리버스터로 맞불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제출한 '채 해병 특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요구서를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종결동의' 제출 24시간 후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로 중단할 수 있다. 이날 민주당이 15시 45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특검법은 24시간 토론을 거친 뒤 오는 4일 오후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415-45차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2024.07.03 pangbin@newspim.com 국회는 이날 본회의 첫 안건으로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제출된 '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전날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도중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본회의가 파행돼 불발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안이 상정되면 의사 진행 발언과 함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엄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4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상정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공고히 했다. 당초 이들은 대정부질문 이후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여당에 맞춰 의사일정을 변경하고 특검법을 먼저 상정했다. 무제한토론이 이뤄짐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파행됐다. 채해병 특검법이 오는 4일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15일을 꽉 채워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민주당이 당초 목표했던 채해병 순직 1주기인 7월 19일 직전에 국회 재표결이 가능한 셈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후 국회에 되돌아온 특검법은 재의결 필요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채우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았다. yunhui@newspim.com 2024-07-03 16:11
사진
김건희 여사, 한밤 중 시청역 참사 현장 찾아 조문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김건희 여사가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 헌화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 3일 밤 10시 50분쯤 짙은 색 치마를 입고 조화를 든 채 사고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방문은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를 알아본 시민이 사진을 촬영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3일 시청역 참사 현장을 찾은 김건희 여사.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김 여사는 현장 인근에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조성해놓은 추모공간에 헌화한 뒤 잠시 자리를 지키다 떠났다. 앞서 지난 1일 시청역 교차로에서 60대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7명이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A씨는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현장에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4-07-04 08: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