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차관, 검찰 출석 14시간 만인 10일 자정 넘어 귀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뇌물수수와 성폭행 등 의혹을 받는 김학의(64·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이 14시간 넘는 고강도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5.09 kilroy023@newspim.com |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10일 새벽 0시 30분께 전날부터 이어진 김 전 차관 조사를 마무리 지었다.
수사단은 전날 오전 10시 김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오후 10시 30분까지 12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이후 2시간의 조서 열람 끝에 14시간에 걸친 첫 소환조사가 전부 마무리됐다.
조사를 마친 김 전 차관은 검찰에 출석할 때와 달리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검찰청사 밖을 나섰다. 그는 ‘조사에서 본인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했냐’는 취채진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답변한 뒤 기다리던 차량에 올랐다.
그는 전날 검찰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냐’, ‘(윤 씨에게) 아파트를 요구한 적 있냐’ 는 등 구체적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는 모두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김 전 차관은 오전 출석 당시 검찰 소환 시각에 맞춰 검찰 청사에 출석해 ‘동영상 속 인물이 본인이 맞는가’, ‘윤중천과는 어떤 관계인가’,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정말 모르나’, ‘윤 씨 사이에서 금품이 오간 것을 인정하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포토라인을 빠르게 지나쳤다.
그는 대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짤막하게 원론적 입장만 밝힌 채 조사실로 직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2005~2012년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윤 씨 소유 강원도 별장에서 윤 씨와 함께 여성 이모 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이들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진술은 수사단이 최근 확보한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과 상당부분 배치된다.
최근 수사단은 김 전 차관 사건의 핵심인물인 윤중천 씨를 최근 여섯 차례 불러 조사했다.
특히 윤 씨는 조사 과정에서 과거 문제가 된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사업에 도움을 주겠다며 윤 씨에게 아파트를 요구하거나 윤 씨가 김 전 차관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넸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 전 차관 아내가 2013년 수사 당시 윤 씨 측근 김모 씨에게 진술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추후 사건의 핵심인물인 윤 씨와 김 전 차관의 대질 조사 등 추가 조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할 전망이다.
한편,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차관 취임 후 별장 성접대 영상 파문이 일면서 엿새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두 차례 당국 수사를 받았으나 공개소환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두 번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