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 가재 샤오룽샤 시장 규모 폭발적인 성장세
1920~30년대 중국에 유입, 중국 대표 요리로 부상
샤오룽샤 신산업으로 자리매김 전문 학교도 생겨나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중국에선 바야흐로 여름 제철 별미 음식 ‘샤오룽샤(小龍蝦)’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민물가재를 뜻하는 샤오룽샤는 여름철이 되면 살이 가득 차올라 맛이 좋아 많은 중국인이 즐겨 찾는 일품 요리다. 특히 차가운 맥주와 매콤한 샤오롱샤는 환상의 조합으로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중국의 대표 야식으로 꼽힌다. 지난해엔 월드컵 특수까지 겹치면서 샤오롱샤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샤오룽샤가 국민 야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일단 맛이 좋고, 지방함량이 낮아 밤에 먹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또 매운 맛, 담백한 맛 등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샤오룽샤 요리법은 3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혀가 얼얼한 마라샤오룽샤(麻辣小龍蝦)와 훙샤오라는 양념에 버무린 훙샤오샤오룽샤(紅燒小龍蝦)이다.
샤오룽샤 요리 [사진=바이두] |
전국적인 인기에 힘입어 샤오룽샤의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샤오룽샤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무려 83.2% 증가한 2685억 위안(약 46조원)에 달했다.
샤오룽샤는 중국 토종이 아니라 바다 건너온 외래종이다. 주로 멕시코만 연안 특히 미시시피강 부근에서 서식하며, 1920~30년대 일본을 거쳐 중국으로 유입됐다. 유입된 지 한참 후인 1970년대 들어와 중국인들이 샤오룽샤를 먹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입 초창기만 하더라도 샤오룽샤는 중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음식으로 가격이 저렴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음식점의 고가 메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샤오룽샤 1인분에 200위안(약 3만원)은 예삿일이고 2000위안(34만원)이 넘는 초호화 요리도 등장했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샤오룽샤는 양식이 대부분이다. 샤오룽샤는 생명력이 강하고 환경적응력이 뛰어나 양식이 손쉽기 때문이다. 이 생물은 주로 강, 호수, 못, 개천 등에서 수초, 수생곤충을 먹고 사는 데, 먹이가 부족하면 동족 상잔(?)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중국 장강(長江·양쯔강) 중하류 지역에서 생산되며, 후베이(湖北),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후난(湖南), 장시(江西) 등 5개 지역이 전국 생산량의 95%를 담당하고 있다. 이중 후베이의 양식 규모가 가장 크다. 2016년 기준 후베이의 생산량은 48.9만 톤으로 중국 전역의 60%를 차지했다.
샤오룽샤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는 최근 이 분야 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샤오룽샤 전문학교도 생겨났다. 최근 경기 둔화로 고용한파가 몰아친 중국 시장에서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중국 최대 민물가재 가공 수출지역인 후베이성 첸장(潛江)시에 세워진 이 학교는 샤오룽샤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2년제 전문대로 올 상반기 취업하는 1기 예비졸업생들은 대형 식음료, 물류, 무역업체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진=바이두] |
뿐만 아니라 샤오룽샤 선별사라는 신종 직업도 등장했다. 샤오룽샤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식용 기준을 위반하는 전문점이 증가하면서 샤오룽샤 선별사 직업이 생겨난 것이다. 이 직업의 연봉은 평균 50만위안(약 8352만원)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 높아 인기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알리바바의 신선매장 허마셴셩에서는 샤오룽샤 껍질을 발라내는 구인 모집을 내 화제를 모았다. 샤오룽샤는 껍질을 벗기기가 번거로워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들을 위해 대신 껍질을 발라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허마셴셩에서 아예 대대적으로 전국 단위의 모집 공고를 낸 것이다. 자격 요건은 30분 이내에 1.5㎏의 샤오룽샤 껍질을 발라내야 하는 것이었다. 일당은 하루 4시간 기준 150~200위안(약 2만5800원~3만4400원)에 꽤 짭짤한 수준이었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