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 14일 中 소식통 인용 보도
“北 일꾼들, ‘미국놈들에게 본때 날려’ 크게 떠들어”
소식통 “북한당국, ‘축하파티 열라’고 지침 내린 듯”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9일 북한이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중국 내 북한 무역주재원들이 이를 축하하는 파티를 벌인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내 무역 소식통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최근 중국에 있는 북한 무역 일꾼들이 중국 대방(거래처 관계자)들을 초청해 미사일 발사를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중국 단둥의 한 무역업자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9일 저녁 북조선 무역주재원들이 나를 비롯한 무역관계자 여러 명을 초청해 떠들썩한 축하 파티를 벌였다”면서 “우리들이 ‘무엇을 축하하기 위한 술자리냐'고 묻자 ‘새로 개발한 미사일의 성공적인 시험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술자리’라고 크게 떠벌려 상당히 의아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무역업자는 이어 “무역주재원들은 ‘이번에 조국(북한)에서 미국놈들에게 시원하게 본때를 날렸다’며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면서 “그들은 또 ‘미국의 압살정책으로 조국의 사정이 좀 어렵긴 하지만 우리는 미국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같이 식사나 하자’고 해서 참석했는데 무역일꾼들이 김정은의 담대한 용기를 찬양하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바람에 참석한 중국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며 “그래도 무역주재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떠들어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북조선 무역 주재원들의 미사일 발사 축하 술자리는 (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10일에도 계속됐다”면서 “이런 상황들로 미뤄 볼 때 미사일 발사 축하 술자리는 무역 주재원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 북조선 지도부에서 내린 지침에 따른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북조선 무역주재원들은 평소 중국 측 대방에 밥도 잘 사지 않을 만큼 인색한 편인데 중국 대방들을 저녁에 초청해 많은 돈을 들여가며 술자리를 벌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그동안 중국 대방들에게 정치색 짙은 언행을 하지 않으며 조심하던 주재원들이 이처럼 파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본국의 지침에 따라 하는 행동임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해외 주재 북한 일꾼들의 미사일 도발 성공 축하파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지난 2016년 2월 7일 북조선이 광명성 4호 로켓 발사에 성공했을 당시에도 이런 파티가 열렸는데, 당시 북조선 선양영사관 단둥지부의 염철준 영사가 축하파티를 마치고 만취상태로 벤츠차량을 직접 몰고 가다 중국인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